"육아 환경, 너무 깨끗하면 영아 천식 발병률 높아져"

"면역 체계 확립되는 생후 3개월이 질환 예방에 가장 중요"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육아 환경이 지나치게 깨끗하면 영아의 장 내에 서식하는 4대 유익균이 소멸돼 외려 천식 발병 확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언스 매거진 등 외신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체에 서식하는 4대 장내 유익균(페칼리박테리움·라크노스피라·베일로넬라·로시아, FLVR)의 수가 적거나 없을수록 천식이나 염증성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팀은 3살 이하 영아 320여 명을 대상으로 장내 세균과 천식의 상관 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영아들의 대변 샘플을 분석한 결과 실험 대상 가운데 10명 중 9명(297명)은 장내 FLVR 균의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고 천식 등이 발병하지 않았다. RLVR은 대부분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천식 진단을 받은 영아는 FLVR이 거의 없거나 수가 적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태어나 생후 12개월 이전에 항생제 치료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현미경 관찰 뿐만 아니라 쥐 실험에서도 동일하게 나왔다. FLVR 균을 많이 갖고 있는 쥐들은 염증성 질환을 앓을 확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장내 4대 유익균이 천식 예방에 큰 열할을 하고 있다는 결론을 냈다. 

연구를 주도했던 브레트 핀리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는 “전 세계에서 천식을 앓고 있는 사람이 3억 명을 넘어선 가운데 예상과는 달리 개발도상국이나 가난한 나라에 사는 영아들의 천식 발병 확률이 적었다"며 "특히 면역 체계가 확립되는 생후 3개월까지는 육아 환경을 지나치게 깨끗한 환경보다는 다소 더러운 환경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농장 등 농촌 지역에서 거주하거나 애완 동물과 함께 자란 경우에도 장내 FLVR 균의 활동이 활발해져 천식 발병률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지난 1950년대 이후 영아 천식 발병 비율이 급증하는 가운데 서양에서는 아이 5명 중 1명이 천식에 걸리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