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일 예정됐던 공식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전날 안심번호 공천제 문제점을 지적한 청와대의 맹공에 대해 “오늘까지만 참겠다”던 김 대표의 칩거는 향후 청와대와 일전을 준비하는 결기란 분석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9·28 부산회동을) 사전에 청와대에 통보했다”며 배수진을 쳤다.
청와대 또한 김 대표를 향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안심번호 공천제를 꺼내들게 된 배경으로 ‘측근 책임론’을 제기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전날 안심번호 공천제에 대해 5가지 이유를 들어 조목조목 비판한 것에 이은 연타인 셈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번 만큼은 쉽게 밀리지 않을 기세다. 상하이발 ‘개헌론’ 이어 유승민 사퇴까지 네 차례나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였던 그지만,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공헌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공천제) 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김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 최고위에서 “안심번호는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개념이지, 국민공천제도가 아니다”라고 반대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9·28 여야 대표) 회담을 조율했던 사람들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렇게 조율한 것은 엉터리”라며 비박계를 겨냥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내년 공천룰을 두고 현재 권력인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계와 미래 권력인 당 대표와 비박(비박근혜)계간의 총성없는 총선 전쟁이 이제부터 시작이란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