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4일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감독 노덕·제작 우주필름 뱅가드스튜디오·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을 앞두고 아주경제와 만난 배우 조정석은 작품에 대한 신뢰만큼이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특종’은 안 할 수 없는 작품이었어요. 제가 평소 노덕 감독의 팬이었거든요. 거기에 ‘관상’을 함께한 한재림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니 안 할 이유가 없었죠. 물론 시나리오가 재밌었다는 게 기본 베이스로 깔려있었지만요.”
‘특종: 량첸 살인기’는 연쇄살인에 관한 일생일대의 특종이 사상초유의 실수임을 알게 된 기자 허무혁(조정석 분)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생기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특종: 량첸 살인기’는 연쇄살인에 관한 일생일대의 특종이 사상초유의 실수임을 알게 된 기자 허무혁(조정석 분)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속, 그의 오보대로 실제 사건이 발생하며 일이 점점 커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 중 조정석은 이혼, 해고의 위기에서 우연한 제보로 특종을 터트린 기자 허무혁 역을 맡았다. 나름 투철한 직업 정신으로 성실히 지내왔건만 잘못된 특종으로 속을 끓이는 인물이다.
“허무혁에게 닥치는 상황들이 정말 재밌었어요. 처음 읽을 땐 무혁에게 몰입하고 저를 대입하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시선으로 ‘재밌는 이야기구나’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작품을 보면 처음부터 내가 할 배역에 몰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종’은 아니었던 거죠. 그리고 ‘내가 하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나서야 허무혁 역에 저를 대입시켰던 것 같아요.”
산 넘어 산이다. 허무혁에게 일생일대의 기회를 안겨준 특종은 너무도 황당한 오보로 판명 난다. 그는 오보를 덮기 위해 고군분투를 벌이지만 이미 모든 매스컴과 대중은 허무혁의 기사에 온 신경을 기울이는 상태. 거짓말을 덮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반복하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특종’ 속 조정석의 연기다. 이미 수차례 연기력으로 인정받아온 그에게 ‘연기 칭찬’이라니 조금 새삼스러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특종’ 속 조정석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노선의 코미디 연기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조정석이 보여준 멘탈붕괴 연기 중 단연 최고”라 칭찬하자 그는 씩 기분 좋게 웃다가도 “노덕 감독 덕분”이라며 공을 돌린다.
“저한테 (연기를) 잘 뽑아낸 것 같아요. ‘특종’의 경우 블랙 코미디의 성향이 강하니까 과장되지 않은 디테일한 웃음 포인트가 많았거든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제보자와 접선하는 장면이에요. 전혀 웃긴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코믹하게 느껴지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특종’의 대표적인 분위기 같아요. 살인사건 현장을 목격하고 혼비백산 달아나지만, 기존 스릴러와는 다른 현실적이면서도 코믹한 부분이요.”
기승전 ‘노덕감독’이다. 어떤 질문에도 노덕 감독의 칭찬으로 결말을 맺곤 했다. 감독에 대한 신뢰와 작품에 대한 애정이 그득 묻어나는 부분이었다. 한바탕 노덕 감독의 칭찬을 늘어놓던 조정석은 ‘아직도’ 부족하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톤 유지를 잘하는 것 같다”고 또 다른 칭찬을 꺼낸다.
“노덕 감독과는 정말 잘 맞아요. 조율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부딪침도 없었어요. 바라보는 지점이 잘 맞아떨어진 거죠. 사실 촬영하는 중간까지만 해도 영화가 어떻게 그려질지 가늠이 안 됐어요. 그래서 노덕 감독에게 질문도 많이 했는데 모니터링을 한 뒤엔 그런 걱정을 싹 날렸어요. 정말 고급스러운 감독이에요. 우리끼리는 ‘노코엔’이라고 불렀어요. 코엔 형제의 이름을 따서요(웃음).”
누군가는 그는 납뜩이(‘건축학개론’)라 부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를 팽헌(‘관상’)이라 하며, 누군가는 셰프님(드라마 ‘오나의 귀신님’)이라 부른다. 그의 여러 이름만큼이나 다양한 조정석의 면모는 항상 ‘다음’을 기다리게 한다.
“‘특종’은 제가 첫 원톱 배우로 나서는 영화예요. 잘해냈다는 이야기가 가장 듣고 싶어요. 이 작품을 인정받고 나면 앞으로 배우 생활할 때 많은 힘이 될 것 같아요. 시사회가 끝나고 좋은 평이 쏟아지는데 복잡한 마음이 들었어요. 좋기도 하고 부담감도 컸죠. 제겐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에요.”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