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해설가 김대환, “격투기는 솔직한 운동···어제보다 오늘 자신이 더 강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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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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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동욱 기자]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드디어 오는 11월28일 'UFC Fight Night 79 - 헨더슨 vs 알베스'(이하 UFN 79) 서울 대회가 확정됐다. 이처럼 격투기가 대중화 되고 많은 사랑을 받게 된 데는 초창기 격투 팬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경기를 해설한 선구자들의 공이 컸다. 그중에서 케이블TV XTM, 슈퍼액션 등을 통해 격투기를 즐겨 보던 팬에게는 익숙한 얼굴이 있다. 바로 한국 격투기 역사를 지켜본 산 증인이자 격투기 해설 겸 선수인 김대환이다. 지난 13일 오후 김대환 선수가 직접 운영하는 ‘김대환 복싱 & MMA' 체육관을 찾아 그를 만나봤다.

그의 격투기 사랑은 지극하다. 2004년 SBS ESPN에서 격투 해설을 시작한 이래 꾸준한 공부로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를 전달해 왔고, 더불어 2011년에는 선수로까지 데뷔했다.

그는 격투 선수를 처음 시작했을 때 부인이 걱정을 많이 했다고 했다. 김 해설은 “'날 격투에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며 “그래도 아내가 체육관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날 이해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테이핑도 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자녀에게 격투기를 시키겠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선수는 말릴 것“이라고 답했다. ”나는 격투기 쪽에서 직업(해설)도 있고 운 좋게 잘 풀린 케이스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봐온 친구, 선후배 중에는 힘들어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격투기 판은 돈이 자연스럽게 돌 정도로 크지 않다. 축구와 야구 같은 스포츠와 비교해봤을 때 이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상황을 설명하고 “선수들은 단지 좋아서 하는 거다. 나도 격투를 하고 있어 그 마음을 이해하지만 선수들은 몸 뿐만 아니라 경제적, 정신적으로 힘들다. 사람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며 안쓰러운 마음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에밀리안넨코 효도르(39, 레드데블스스포츠클럽)의 일본행을 비난하는 일부 팬들에 대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만약 은퇴한 축구 선수 호나우두가 복귀를 선언하고 중국리그 행을 발표한다고 해도 효도르처럼 욕을 먹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효도르도 나이가 있고, 전성기에서 내려 온지도 좀됐다”며 “선수들은 강함을 추구하기 위해 싸우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그게 생계 수단이며 직업인 사람이다”라고 비호했다. 또 “그들에게 만화에 나올법한 이상적인 선택을 강요하는 건 불공평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와 'UFN 79'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해설은 이번 대진이 한국선수들에게 유리하게 배정된게 아니냐는 의견에 “김동현이 과거 상대했던 카를로스 콘딧, 추성훈이 만났던 비토 벨보트 같은 강자 보다는 훨씬 수월하지만 무리가 있는 대진은 아니다"라며 “다만 가능한 한도내에서 한국 팬들의 마음을 최대한 헤아리려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내용을 전망해달라는 요청에 “벤 헨더슨(MMA LAB, 31)에게 티아고 알베스(아메리칸 탑 팀, 32)는 방심할 수 없는 상대”라며 “알베스가 하락세지만 타격이 워낙 강하고 헨더슨 보다 체중도 더 많이 나가기 때문에 스탠딩 한방 보다는 포인트 획득과 그라운드 운영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현의 상대 마스 비달(아메리칸 탑팀, 30)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마스 비달에 대해 “경험이 많고 타격과 그라운드에서 뛰어나 웰터급 누구와 붙여도 쉽게 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선수”라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김동현도 강자들과의 경험이 많고 그래플링 실력도 좋아 만만치 않다"고 말해 김동현에 대한 믿음도 드러냈다.

추성훈은 화끈한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추성훈은 직전 경기에서 적지 않은 나이에도 오히려 기량이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라고 칭찬한 김 해설은 “타격가와 그래플러의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어 다양한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며 “다만 어떤 전략을 선택해도 선이 굵고 호쾌한 스타일의 경기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와 붙는다고 평가받는 크로캅의 대진에 관해서는 “한방만 잘못 맞아도 쓰러질 수 있는 헤비급 매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UFC 헤비급 전체 수준이 올라가고 있어서 전성기가 지난 크로캅은 누구랑 해도 쉽지 않다”고 말해 의외로 고전할 수도 있음을 밝혔다.

김 해설은 격투기를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나도 어릴 적 처음 킥복싱 도장 갔을 땐 무서워서 문앞에서 돌아온 경험이 있다”며 “격투는 험한 운동이고 두려운 게 당연하다. 인정하고 거기서 한번 시작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격투는 솔직한 운동이다. 분명 어제보다는 오늘 자신이 더 강해진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해설자로서는 오랫동안 많은 경기를 해설하고 싶다”며 “경기도 몸이 허락하는 한 많이 하고 싶다. 경기를 하면 격투와 삶에 대해서 많이 배우게 된다”고 밝혔다. 또 “개인적으로는 메르스 사태 이후에 떨어진 도장 매출을 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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