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과천) 윤정훈 기자 = 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기술을 활용해 만든 미니쏘나타를 체험할 수 있는 ‘차카차카 놀이터’를 서울대공원과 협력해 만들었다.
현대차와 서울대공원, 서울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9일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차카차카 놀이터 개장식을 개최했다. 장재훈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전무, 김양수 한빛맹학교 교장, 박마루 서울시의원, 송천헌 서울대공원 원장, 최인영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개장식에서 장재훈 전무는 “차카차카 놀이터에는 시각적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아이가 신기술을 적용한 미니 쏘나타를 타고, 마음껏 트랙을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기술을 통해 아이의 꿈이 이뤄지듯이, 사람의 꿈을 실현하는 자동차 기술을 개발하겠다. 현대차는 아이들의 꿈을 지원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송천헌 서울대공원장은 “현대차의 기술력과 사회공헌이 합쳐진 민간협력의 좋은 결과물”이라면서 “시각장애 아동에게 운전 체험을 통한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장애가 없는 학생들에게는 친구의 아픔을 공유하는 기회이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미니쏘나타 프로젝트를 위해 2년간 연구를 진행했고, 서울대공원과 지난 6월 업무협약을 맺은 후 4개월간의 공사기간을 진행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사회공헌이라서 반응을 먼저 살펴보고, 다른 지역 확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현준 어린이 ‘소리만 듣고 운전할 수 있어요’
이날 개장식 행사 이후에 차카차카 놀이터에서 시각장애를 가진 장현준(8) 어린이가 미니쏘나타를 타고 시범적으로 자율주행과 직접운행을 선보였다.
미니쏘나타는 헬멧에서 나오는 소리를 통해 스티어링 휠(핸들)을 왼편으로 조정해야 할 경우 헬멧 왼편에서 소리가 나게 해 차량을 차로의 중앙으로 조향 할 수 있게 돕는다. 만약 차가 안전벽에 다가가면 시트 진동을 통해 경고하고 그래도 조정이 안 되는 경우에는 차가 스스로 조향을 바꾸거나 장애물이 있을 시 자동으로 멈출 수 있게 했다.
장현준 어린이는 첫 주행에서 핸들을 잡지 않고 팔짱을 낀 채 자율주행 시범을 보였다.
운전자가 착용한 헬맷에서는 “야생동물 출몰 지역이오니 신호가 녹색으로 바뀌면 출발하세요. 급커브 구간 입니다. 핸들을 왼쪽 끝까지 돌리세요” 등의 안내가 흘러나왔다.
현대차와 미니쏘나타 개발과정에서부터 참여한 장현준 어린이는 자율주행에 이어 직접 주행도 손쉽게 마무리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시력을 잃었는데, 이전부터 차를 좋아해서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했다고 한다.
장현준 어린이는 “무섭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다”면서 “안전이 잘 돼 있어서 처음부터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상=키즈현대 유튜브]
◆미래 고객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에서 삶의 동반자로’라는 비전을 내걸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의무를 다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미니쏘나타 프로젝트는 현대차의 자율주행기술과 사회공헌의 만남이라 볼 수 있다. 지난 2013년 청각 장애인들이 음악을 느낄 수 있는 ‘쏘나타 터처블 뮤직시트’ 이후 두 번째 쏘나타 사회공헌 프로젝트이다.
회사로서는 교통 약자인 어린이와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챙기면서 기술을 선보일 수 있는 장이다.
류창승 커뮤니케이션실 이사는 “지금 어린이 세대가 커서 운전할 때는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됐을 텐데 지금은 서막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 시설이 정상 아동들에게도 제공될 텐데 교육적으로도 좋은 효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사회공헌사업을 크게 4대무브로 나눈다. 그 중 어린이를 위한 정기적인 활동으로 장애아동 심리운동공간 ‘아이마루 지원, 거리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상담버스 기증, 교통사고로 부모가 크게 다치거나 사망한 유자녀의 소원을 들어주는 ’세잎클로버 찾기‘, 로보카 폴리 교통안전 이야기, 대한민국 어린이 안전퀴즈 대회, 찾아가는 1일 자동차학교 등을 펼치고 있다.
◆차카차카 놀이터, 3월부터 11월까지 예약제로 운영
서울대공원 안에 2045㎡의 규모로 만들어진 차카차카 놀이터는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동안 운영될 예정이다.
‘미니 쏘나타 자율 주행 트랙’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현대자동차 키즈현대 사이트를 통해 예약할 수 있고, 현장에서 잔여분에 한해 신청 할 수 있다. 올 11월은 시각장애인 아이들의 신청을 주로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곳은 자율주행과 일반주행 두 가지를 경험할 수 있다. 이곳에 오면 먼저 시뮬레이터를 통해 코스체험 및 안전교육 등을 받는다. 이후 실제 주행을 체험한다.
주행코스는 S자 구간, 정지구간, 장애물 구간 등으로 구성돼 있어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전체 코스의 길이는 한 바퀴 150m 남짓이다.
또 쏘나타를 9배 크기로 해서 미끄럼틀 등 놀이터 시설 등과 연결해 만든 ‘자이언트 쏘나타’도 기다리는 통한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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