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3분기 실적, 스마트폰 부진 '동변상련'

삼성 '반도체'·LG '가전'으로 자존심 지켜

 

아주경제 김지나·한아람 기자= 3·4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 부문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양사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스마트폰 사업 부진은 씁쓸한 뒷 맛을 남겼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이 환율 등의 영향으로 힘을 발휘하며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했고, LG전자는 가전 명가(名家) 답게 가전 사업이 전체 실적을 지탱했다.

◆스마트폰 실적, 삼성 '뒷걸음'...LG는 '적자'

29일 업계 및 각 사에 따르면 당초 삼성전자는 IM(무선사업) 부문에서 3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시장의 기대를 모았지만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후퇴했다.

IM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1조96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7400억원을 회복했다. 하지만 2분기 2조7600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다 3분기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갤럭시노트5와 S6엣지플러스, 갤럭시 A·J시리즈 판매 증가 등의 영향으로 대폭 증가했지만 중저가폰 판매량이 늘며 전체 평균판매단가(ASP)가 줄어 수익성엔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다.

박진영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이날 컨퍼런스 콜을 통해 "S6엣지 모델은 시장 기대 만큼 판매가 못 이뤄졌다"면서 "초기에 엣지 공급 문제가 있어서 런칭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엣지 활용도에 대해서는 계속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줄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면서 "올해 여러 플래그십(주력제품) 모델을 출시했는데 성과나 미흡한 점을 반영해 내년도 전략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폰 사업을 하고 있는 MC 사업부가 3분기 77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2.3%를 나타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스마트폰 매출 부진과 경쟁 심화에 따른 판가 하락, 주요 선진 시장의 환율 등의 영향 등으로 MC 부문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신모델인 V10과 넥서스5X의 본격적인 판매를 통해 매출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원개 개선 활동을 통해 손익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덕 본 삼성, '가전' 덕 본 LG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부문이 선전하며 IM 사업 부진을 만회했다. LG전자는 가전 사업 부문이 전체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환율 효과 등의 영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개선을 주도했다.

고사향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평균 탑재량 증가,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시장의 지속 성장 등 메모리 반도체의 우호적인 환경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시스템LSI는 14나노 파운드리 공급 개시와 이미지센서 등 LSI 제품의 견조한 판매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4분기 메모리 시장은 예년 대비 성수기 효과가 둔화될 전망이나 △스마트폰의 메모리 탑재량 증가 △DDR4·LPDDR4 등 신규 인터페이스 제품 전환 △SSD 채용 증가 등으로 견조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의 내년 반도체 투자 규모는 올해에 비해 줄어들 전망이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 마케팅팀 전무는 "현재 내년 반도체 투자 금액과 관련해 확실하게 말하긴 어렵다"면서 "내년 반도체 부문 투자를 올해 앞당겨 집행한 부분이 있어 개념적으로 일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H&A 사업의 경우 매출액 4조1534억원, 영업이익 2456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은 4%, 영업이익은 421% 늘었다.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북미, 한국 등 주력 시장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호조를 나타냈다.

LG전자 관계자는 "4분기 한국 시장은 김치 냉장고 및 트윈워시 매출을 확대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해외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북미, 인도 등은 성수기 시즌을 활용해 매출을 극대화하고 원가구조 개선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