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이에르 뮌헨 페이스북]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지난 19일 독일 언론 ‘빌트’는 “많은 구단들이 아우바메양의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도르트문트는 아우바메양의 가치를 6,000만 유로(약 748억 원)으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아우바메양은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2경기에 나서 14골을 기록하며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적료가 과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렇듯 공격수 몸값에 인플레이션이 시작된 이유는 수요의 급증보다는 공급의 부재다. 진짜 ‘9번’ 공격수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인 독일마저 괴체를 가짜 9번으로 기용하는 변칙 전술을 사용하기도 했다.
정통파 9번 스트라이커는 강인한 육체로 포스트 플레이가 가능하고 또 직접 골을 해결할 수 있는 공격수를 의미한다. 과거 네덜란드의 반 니스텔루이,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와 독일의 마리오 고메즈 같은 선수들이 이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이들은 단순히 골을 넣는 역할만을 하지 않았다. 박스 안에서 공격수들과 치열하게 경합하며 공을 따내고, 또 포스트 플레이에 이른 패스로 다른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내줬다.
현대 축구에서 정통적인 9번이라 할 수 있는 선수는 몇 명 남지 않았다. 원 톱 전술이 축구계의 트렌트로 자리 잡으며 이를 파쇄하기 위한 전술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원톱 공격수는 중앙에 고립되기 쉬웠고, 따라서 빠르고 발재간이 좋은 선수들이 상대 진영에 위치해 돌파와 연계 위주로 공격을 풀어가는 전술이 대세가 됐다. 하지만 포스트 플레이와 연계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레반도프스키와 지루 그리고 벤제마다..
레반도프스키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머리와 발로 총 14골을 기록하며 뮌헨의 무패행진을 이끌고 있다. 그는 185cm, 79kg의 건장한 체격으로 상대 수비와 몸싸움에 능하며 동시에 뛰어난 발재간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차이를 만들며 강한 슈팅으로 결정까지 갖춘 만능형 스트라이커다. 또 뛰어난 패싱 능력, 도르트문트에서 익힌 전방 압박은 팀에 전술적으로 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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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는 기량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듣지만 지루도 장점이 많은 선수다. 비록 발이 느리고 둔한 모습을 보이지만 192cm, 88kg의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몸싸움과 헤딩경합에 능하다. 더군다나 ‘연계소문’이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원터치로 간결하게 내주는 움직임은 정상급이다. 올 시즌 초 부진해 테오 월콧에게 주전 공격수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이후 리그에서 6골을 몰아넣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마지막으로 벤제마는 9.5번이라는 특이한 별명을 얻을 정도로 연계에 능하다. 드리블과 패싱 실력은 세계 정상급이다. 그가 최전방에서 펼치는 플레이메이킹은 주변 공격수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 가레스 베일이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같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공격수들의 그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단순히 공을 잡았을 때뿐만 아니라 공이 없을 때 수비를 달고 움직이는 플레이는 동료 선수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준다. 더군다나 수준급 결정력도 갖추고 있어 레알마드리드 이적 후 매해 두 자릿수 골과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레알마드리드 페이스북]
하지만 대부분 팀들은 이와 같은 스트라이커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첼시는 디에고 코스타의 부진으로 리그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반 페르시 이적 이후 적절한 스트라이커를 찾지 못해 공격력이 약화된 상태다. 돈이 있어도 살 선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몇 년의 추세로 볼 때 리오넬 메시 정도의 돌파형 스트라이커가 없다면 ‘정통 9번’ 없이 우승하기 힘든게 현실이다. 독일 대표팀도 월드컵까지 어떻게 버텼지만 이후 골 부재로 유로2016 예선에서 고전한 바 있다. 이제 각각의 팀들이 진짜 ‘9번’을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그때까지 이들 세 명의 가치는 더 높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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