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몰린 文 "전대 어렵다"…주류·비주류 강대강 대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내 주류와 비주류 간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8일 비주류 측은 세를 모으며 문재인 대표 사퇴와 전당대회 개최를 거듭 요구했고, 주류 측도 물러섬 없이 강경 기류를 이어갔다. 
 

◆ 비주류, 文 압박 수위 강화

비주류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문 대표의 사퇴와 함께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를 선출할 것을 요구하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거부에 반발, 지난 4일부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해왔다.

주 최고위원은 전날(7일) 문 대표와 만나 "안 전 대표의 탈당을 막아야 한다"며 전당대회를 열자고 재차 요구했으나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날 사퇴를 결행했다. 주 최고위원은 또 문 대표가 전날 최고위에서 '현역 의원 하위 20% 물갈이'의 기준이 되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의 평가 세부 기준안 통과를 강행한 데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가 패권주의 청산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약속해 놓고 모든 일련의 과정이 진정성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그동안 쭉 느껴왔기 때문에 이런 결단을 했다"며 "문 대표의 현 지도체제 상태로는 내년 총선에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 민심이고 대부분 의원도 다 공감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가) 이렇게 '마이웨이'를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저라도 사퇴하는 것이 기폭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사퇴)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당내 비주류 의원 모임은 '야권 대통합을 위한 구당모임'(구당모임)도 이날 첫 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당내 중도 모임인 '통합행동'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당모임 멤버인 최원식 의원은 "야권 대통합과 혁신 위한 분위기를 당내 제 세력과 의원들과 계속 확대해나가는 노력을 시작했다"면서 "저희와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은 당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 벼랑 끝 몰린 文…"분열 전대 어렵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공격이 거세지는 와중에도 문 대표는 "총선을 앞둔 시기에 서로 대결하고 분열하는 전대를 선택하는 것은 어렵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다만 정의당이나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참여하는 '통합전대' 개최를 전제로 대표직에서 사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안 전 대표는 우리 당을 만든 공동 창업주"라며 "'대표 물러가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탈당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또 공천에 대한 불안 때문에 또 혁신제도에서 평가 하위 20% 배제된다는 걱정 때문에 탈당을 선택한다면 이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탈당을 말씀하시는 분들은 진심도 아니고 그냥 저에 대한 압박용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저는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제안했는데 박원순 서울 시장이 현역 시장이라 참여가 제한되면 실질적으로 안 전 대표와 제가 공동대표가 되는 것으로 저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크게 내려놓는 것이었다"며 "안 전 대표의 10개 혁신안을 수용하고 요청대로 수권비전위를 만들어서 위원장을 한다면 맡겨드리겠다고 제안했다. 그 방안이 미덥지 못하다면 더 미더운 방안을 제안해야지 너냐 나냐 대결하자 끝장 보자는 식으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혁신을) 썩 잘해내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안 전 대표 혼자서 해낼 수 있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안 전 대표 시절 혁신이 한걸음이라도 나갔느냐"고 반문한 뒤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혁신을 바라는 사람끼리 모아서 함께 하자는 것이다. 저는 그 제안이 거부되는 이유를 도대체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