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남북당국회담…야설(野雪)' 시 구절 화답하며 화기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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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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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개최된 제1차 남북 당국회담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과 북측 대표 전종수 조국 평화통일 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이 회담 시작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개성 공동취재단 ·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11일 개성에서 열린 제1차 남북당국회담은 양측 수석대표의 덕담이 오고가는 등 화개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황부기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 53분(평양시간 오전 9시 23분)께 회담 장소인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 도착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 등 북측 대표단은 "반갑습니다"라며 악수를 제안했고, 양측은 짧은 인사를 했다.

오전 10시 40분께 시작된 첫 번째 전체회의에서 전 부국장은 모두발언으로 "우리는 어제 내려와서 개성 시내를 돌아보면서 사업도 생각했다. 겨울이지만 북남관계는 따뜻한 봄볕이 오게끔 쌍방이 잘 노력하자"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황 차관은 백범 김구의 애송시로 알려진 '야설'(野雪)의 한 구절로 화답했다.

그는 "'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이라는 시가 있는데 들판에 눈이 내리면 길을 걸을 때 갈지자로 걷지 말고 서로 잘 걸어가라는 의미"라며 "우리가 처음 길을 걸어갈 때 온전하게 잘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 차관은 "우리가 첫 길을 잘 내어서 통일로 가는 큰길을 열자"고 제안했다.

이에 전 부국장은 "좋습니다. 우리가 장벽을 허물어 곬(골)을 메우고 길을 열고 대통로를 열어나갑시다"라고 답했다.

전 부국장은 회담장 내의 남측 취재진과 악수를 하며 "(회담 소식을) 잘 좀 전달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북측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는 대표단과 동행한 취재진의 노트북을 북측 요원들이 사전 검열하려고 해 한때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남측은 "회담에서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고 거세게 항의했고, 북측 대표 중 한 명인 황철 조평통 서기국장의 중재로 수분 만에 노트북을 돌려받았다.

북측은 "세관 담당자가 다수 교체되면서 남북관계를 잘 아는 사람이 없어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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