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양휘부 제17대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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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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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전과 변화로 위기에 처한 KPGA를 정상화시킬 터”

 

2016년부터 4년동안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를 이끌게 될 양휘부 KPGA 회장당선자는 "우선 대회수를 늘려 KPGA투어를 활성화하고 도전과 변화로써 KPGA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사진=KPGA 제공]





‘올해 남자골프대회 규모 여자의 3분의 1
기존 스폰서 몇도 떨어진다는 소문 흉흉
기대半 우려半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당선 이후 대회 창설위해 분주한 발걸음
내년엔 올해보다 6개 늘어난 18개 목표
KPGA의 새로운 50년 위해 나침반 자임’





‘12개 대 29개’

올해 치러진 한국 남녀 프로골프투어 대회 숫자다. 남자프로골프협회(KPGA)투어 대회는 12개로, 여자프로골프협회(KLPGA)투어 대회 29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남자프로골퍼들은 변변히 뛰어보지도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 상금랭킹 1위 이경훈(CJ오쇼핑)의 상금액이 3억원을 조금 넘은 것에서 보듯, KPGA투어 출전만으로는 생활이 안돼 다른 수단을 찾거나 해외투어로 눈을 돌려야 할 판이다. KLPGA투어 상금왕 전인지(하이트진로)의 상금이 9억1000여만원이고, 올해 3억원 이상의 상금을 받은 여자골퍼가 14명인 점과 비교된다.

대회가 적다 보니 그나마 이름있는 스타플레이어들은 떠나고 스타플레이어들이 떠나니 스폰서들은 대회 후원을 꺼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대회를 창설하고 싶어도 들어갈 날짜가 없어서 못하는 KLPGA투어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래서 ‘KPGA(투어)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중대 기로에 놓인 KPGA에 새 수장이 왔다. 방송계에서 반평생을 보낸 양휘부(72)씨가 그 주인공이다. 양휘부씨는 지난달 28일 치러진 제17대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선거에 단독으로 입후보해 참석대의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양 신임 회장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동안 ‘KPGA號’를 이끈다.

양 회장은 인터뷰를 요청하자 “취임 후에 하겠다”며 극구 사양했다. 후보로 나서며 내건 공약, 회장 당선 후 행한 약식 인터뷰, KPGA 홈페이지에 실린 인사말 등을 통해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양 회장의 첫 구상은 ‘도전과 변화, 새 KPGA’(Challenge & Change, NEW KPGA)로 요약된다. ‘지금의 KPGA로는 안되니 바꾸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 핵심은 투어를 활성화하는 것이고 그러려면 대회수를 늘리는 것이 필수다.

“올해 KPGA투어 대회가 12개 열렸는데, 취임 첫 해인 내년에 6개를 늘려 18개로 만들겠습니다. 선거 전에도 그랬지만, 당선 후 근 3주동안 분주하게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스폰서가 될 후보들과 협의를 하고, 협회 발전 방향에 대해 고견을 듣고 있습니다.2010년까지 열리다가 그 이후 중단된 한·중투어 대회 개최도 타진하고 있습니다.”

양 회장은 정규투어인 KPGA 코리안투어 뿐아니라 50세 이상 ‘베테랑’들이 뛰는 시니어투어, 정규투어 진입 전단계 선수들이 활약하는 플레잉투어와 2·3부 투어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물론 그 과정에서 투어를 대표하는 스타를 발굴해 스폰서가 먼저 찾아오는 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회 창설이 결코 만만한 작업은 아니다. 적지않은 돈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한 대회를 여는데 드는 총비용은 총상금의 2∼2.5배라는 것이 정설이다. 총상금 5억원짜리 대회를 열려면 타이틀 스폰서는 10억∼12억50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말이다. 더더욱 올해 KPGA투어 대회를 연 스폰서 가운데 몇몇은 내년 대회 개최를 망설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가야할 길이 먼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회장은 구체적 계획을 내비친다. 최강전을 비롯한 중단된 대회 부활, 공중파의 적극적인 골프대회 중계 및 후원사 유치, 대기업 및 금융권 스폰서 확대, 50대 그룹 총수 및 대표로 구성된 한국광고주협회와 한국광고총연합회의 적극적인 후원 유치 등이 그 내용이다. 양 회장은 “우리 협회의 역사이자 상징인 KPGA선수권대회를 명실상부한 최고대회로 격상하겠다. 많은 갤러리들이 함께 하는 축제성 판으로 만들어 미국PGA투어 대회에 버금가는 권위있는 대회로 자리매김시키겠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미디어 전문가답게 KPGA(투어)와 팬들이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방안도 내놓았다. 이를테면 홈페이지를 개편해 프로골퍼와 팬들이 양방향으로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고, 선수들의 미디어 대응교육과 함께 은퇴하는 회원들이 골프관련 창업을 할 경우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취업·재취업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조직 혁신과 인력 전문화를 통해 협회의 마케팅 능력을 높이고 협회 운영 시스템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양 회장의 앞길에는 또하나의 난제가 놓여 있다. 회원들간의 갈등과 대립을 해소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이 점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맨먼저 입후보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외압’ 논란과 협회의 분열상 등을 거론하며 중도사퇴했고, 노장 중심으로 구성된 원래 선거관리위원들도 전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40대 이하의 젊은 회원과 50대 이상 시니어회원들의 의견이 판이한 것도 노정됐다. 아직도 ‘기업 오너를 KPGA 회장으로 모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회원들은 양 회장을 ‘기대半 우려半’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양 회장은 이에 대해 “협회가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선거기간에 회원들간 심각한 갈등과 반목이 세상에 드러났다. 그렇지만 모두 KPGA의 현재와 미래를 걱정하고 고민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같은 목적지를 바라보고 있으나 서로 다른 길로 가고자 하다 보니 생긴 착오일 뿐이다.”며 “제가 여러분의 나침반이 되고 길잡이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많은 공약과 비전을 제시했던 김상열 후보를 당선 직후 찾아가 의견을 듣고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엇갈려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KPGA는 1968년 공식 결성됐다. 올해로 출범 48년째다.

양 회장은 “앞으로 몇 년이 우리 KPGA의 또다른 50년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대회를 확보하여 협회의 기반을 마련하고, 회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지만 KPGA투어를 최고의 스포츠 콘텐츠로 만들어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다. 함께 힘을 모아 나아가자.”고 회원들에게 협조를 구했다.



 

양휘부 KPGA 회장당선자




◆양휘부 회장은

1943년 부산 출신으로 경남고와 고려대(정치외교학)를 나왔다. 미국 미주리대에서는 언론학 석사 학위를 땄다. 1970년 KBS 정치부 기자로 입사해 KBS에서 두루 보직을 맡았다. 외신부상 홍콩지국장 북경총국장 TV주간 보도제작국국장 방송연수원장 해설위원장 창원방송총국장 등을 역임했다. 1978년에는 기자협회 부회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KBS를 떠난 후에는 정치쪽에 발을 들였다. 2000년 한나라당 언론담당특별보좌역을 거쳐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공보특보로 일했다. 2003년에는 다시 방송계로 돌아와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일했고 2008∼2011년에는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으로 재직했다. 최근인 2012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을 맡았다. 그로부터 지난달 28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으로 당선될 때까지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골프를 즐겼다고 한다.

그는 “올 봄 은퇴 후 쉬는 동안 일주일에 다섯 차례 라운드를 했다. 그 과정에서 KPGA와 KPGA투어가 처한 실상을 듣고 KPGA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신뢰와 화합을 이끌어내는데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언론인으로서 정계·재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과 교유하면서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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