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을 선언한 뒤 국회의사당을 나서 준비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어게인(Again) 2012' 승부가 본격화됐다. 결과는 예단할 수 없다. 다만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 중 한 쪽은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차기 대권열차의 탑승은커녕 '제2의 양김(김영삼·김대중) 분열'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다. 이른바 '분열 잔혹사'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앞두고 '적전분열'(敵前分裂)에 휩싸인 야권발 정계개편의 변곡점이 임박한 셈이다.
◆文의 양산 구상 '공천 혁신'… 변수는 탈당파
16일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안철수발 정계개편의 변곡점은 △비주류 탈당 여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위원장 조은)의 '현역 하위 20%' 대상자 발표 △안철수 독자세력화 및 천정배 신당(국민회의) 연대 여부 등 크게 세 가지다.
안철수발 탈당으로 궁지에 몰린 문 대표는 또다시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두 번째 죽을 고비를 맞은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안 의원 탈당 후 처음 가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부를 '신(新)독재'로 규정한 뒤 "일체의 기득권을 버리고 반드시 혁신을 이뤄내고 말겠다"며 조기 총선체제 및 상향식 공천 등을 제시했다.
앞서 문 대표는 2·8 전국대의원대회 때 △전당대회 △당 혁신 △20대 총선을 '세 번의 죽을 고비'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표가 당내 혁신안과 조기 총선체제 등을 이른바 '양산 구상'의 핵심으로 제안한 것은 당내 비주류 그룹의 탈당 명분을 봉쇄하려는 사전 포석으로 분석된다.
선도 탈당파로 분류되는 비주류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은 이르면 17일 탈당을 선언한다. 다만 비주류 다른 의원들의 추가 탈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의원은 이미 '당내 잔류 후 투쟁'으로 선회했다. 선도 탈당파 그룹의 실체 여부가 야권발 정계개편의 1차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국회 본청. '어게인(Again) 2012' 승부가 본격화됐다. 결과는 예단할 수 없다. 다만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 중 한 쪽은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차기 대권열차의 탑승은커녕 '제2의 양김(김영삼·김대중) 분열'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다. 이른바 '분열 잔혹사'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앞두고 '적전분열'(敵前分裂)에 휩싸인 야권발 정계개편의 변곡점이 임박한 셈이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安, '文 때리기→朴 공격' 선회… 왜?
야권발 정계개편의 2차 변곡점은 오는 24일 발표되는 조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의 '하위 20% 공천 배제' 명단이다. 새정치연합의 20%는 현역 의원 26명 정도다. 김한길 의원 등 비주류 상층부가 선(先) '당내 투쟁'을 택했지만, 하위 공천자 심사의 공정성 시비 등이 불거질 경우 탈당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비주류 최대 계파인 김 의원이 탈당을 선택할 경우 비주류 그룹의 '탈당 러시'로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새판 짜기'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비주류의 한 축인 박지원 의원도 "저의 거취에 대해서 묻습니다만 고민이 깊어가는 밤"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제3세력 태동의 분수령인 안 의원 행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안 의원은 탈당 직후 부산을 방문, 새정치연합을 향해 "냄비 속 개구리"라며 당내 순혈주의·온정주의를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보수세력과 손잡을 수 있다며 중도외연 확장전략을 피력했다. '반(反)박근혜'보다는 야권 지지층 갈라치기에 치중한 셈이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금기를 벗어난 말"이라며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내부 총질' 논란 속에서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토록 무책임한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이라며 박 대통령 공격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무능한 야당도 혁신해야 한다. 제가 맨 앞에 서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반박비문'(反朴非文) 전략이다. 안 의원은 17일 전북·광주를 잇달아 방문한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안 의원 주도의 신당운동은 국민의 공감을 얻을 만한 비전 없이 문 대표 공격에만 몰두, 창당 당위론 측면에서 실패했다"며 "다만 '문재인 독주' 체제에 대한 반발로 김한길·박영선 의원 등의 이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안 의원은 호남 비주류 중심이 아닌 비주류 중진 설득에 매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위)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