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필리핀 저축은행 인수

[사진=우리은행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우리은행이 필리핀 현지 저축은행을 인수했다. 국내 은행이 현지 저축은행을 인수해 해외에 진출한 첫 사례다.

우리은행은 지난 16일 필리핀 저축은행인 웰스디벨롭먼트뱅크(Wealth Development Bank)와 지분인수를 위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웰스디벨롭먼트뱅크는 2002년 설립돼 필리핀 세부에 본점을 두고 있다. 자산 규모는 미화 1억5000만달러이며 16개 점포, 3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필리핀 현지에서는 56개 저축은행 중 자산 순위 9위인 중형 저축은행에 속한다.

우리은행은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인수 방식으로 지분의 약 51%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경영 전략 차원에서는 웰스디벨롭먼트뱅크의 모회사가 필리핀 전역에 100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백화점 등의 대형 유통업체인 점을 활용해 카드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우리은행의 모바일뱅크인 '위비뱅크'를 이용한 현지 리테일 영업도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현재 대형 로컬은행들이 금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다 한국계 진출기업이 아직 적은 점을 감안해 지점설립보다 저축은행 인수를 통한 직접진출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은행의 선진 금융기법과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리테일 영업을 확대해 인수가 완료되는 내년 초까지 해외 네트워크를 230여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