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60년 전통의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이 '분당이냐, 수습이냐'의 갈림길에 섰다.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20일 문재인 대표에게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린 데 이어 호남의 김동철 의원도 결국 탈당을 선언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이날 '마이웨이'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당의 원심력이 한층 증폭될 전망이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한 번 마지막으로, 문 대표의 진심에 의지하면서 야권의 총선 승리를 위해 살신성인하는 결단이 있기를 간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그 어느 때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있지만, 총선 승리를 위한 야권통합의 길을 막아선다면 누구와도 결연히 맞설 것"이라며 "우리 당이 마침내 '문재인당'으로 남을 것인지, '야권통합'으로 총선 승리를 실현해낼 것인지, 이제 문 대표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 대표는 "패권정치는 반(反)혁신이다. 나갈 테면 나가라고 분열을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건 혁신에 반하는 패권적 행태"라며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제 고민도 점점 더 깊어간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전 대표가 '마지막'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문 대표를 압박, 사실상 탈당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김동철 의원은 같은 날 "새로운 정치와 정권교체를 이룰 유일한 길은 '안철수 신당'"이라며 탈당을 택했다. 광주(광산갑) 현역 의원이 탈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원은 "(탈당한) 문병호 의원 등과 함께 안철수 신당을 창당하는 작업에 힘쓸 것이다. 모든 것을 함께 논의해서 하겠다"며 "내년 1월 중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문 대표는 또다시 정면돌파에 나섰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당 산하 '박근혜 정부 복지후퇴 저지 특별위원회'가 주최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우리 식구들 일부가 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나갔는데, 이럴 때 남은 사람들이 할 일은 똘똘 뭉쳐 보란 듯이 집안을 다시 일으키고 잘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동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통합이 필승이고 분열은 필패다"라며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