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野 원심력, 김한길·박지원 긴박한 움직임…궁지 몰린 문재인, ‘安風’ 상수로 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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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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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이쯤 되면 시계 제로다. 물꼬 트인 호남발(發) 정계개편의 후폭풍이 거세다. 23일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광주 북구을)의 탈당 선언으로 제1야당의 광주 과반의 균형추가 마침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야권 텃밭이자 심장인 광주 붕괴가 현실화된 셈이다.

특히 안철수발 탈당이 호남에 상륙하자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전 공동대표(서울 광진갑)와 박지원 의원(전남 목포)도 사실상 탈당 수순에 돌입한 모양새다. 이른바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이 호남을 넘어 수도권까지 북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벼랑 끝에 내몰린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2선 후퇴를 골자로 하는 '조기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카드로 탈당사태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뒷북 대응'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당 내홍을 수습할지는 미지수다.

◆임내현 "安신당과 함께할 것"… 金·朴 탈당 시사

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를 위해서 지역과 계층을 아우르는 강력한 야당이 필요하다"며 "안철수 신당과 함께해 낡은 진보를 청산하고 중도세력과 합리적 보수세력으로까지 외연을 넓혀 정권교체의 희망의 싹을 틔우겠다"고 밝혔다.

임 의원의 탈당은 안철수발 탈당 이후 두 번째 광주 현역의원 탈당이다. 이로써 광주 8개 지역 중 비(非)새정치연합 의원은 임 의원을 비롯해 김동철(광산갑)·박주선(동구)·천정배(서구을) 무소속 의원 등 과반인 4명이 됐다. 제1야당의 광주 수성에 '적색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광주 현역의원 중 범주류(정세균계)인 강기정 의원(북구갑)을 제외한 전원이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계의 세가 강한 전남의 경우 박 의원을 비롯해 주승용 의원(여수을)과 김영록 의원(해남·완도·진도)도 탈당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순차 탈당'을 통해 당 주류를 궁지로 내모는,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이다.

비주류의 순차 탈당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안 의원이 독자세력화를 천명한 지난 21일에 앞서 김 전 대표는 문 대표에게 '살신성인'을 촉구하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들은 새정치연합의 '공동창업주'다. 같은 날 '광주 탈당 1호'인 김동철 의원이 탈당했다. '김한길 최후통첩→안철수 독자세력화' 전후로 비주류 의원들이 '시차'를 두고 분당 균열에 힘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비주류 '순차탈당' 왜?… "安신당 상수 vs 아직 이르다"

눈여겨볼 대목은 비주류가 왜 '순차 탈당'을 감행했느냐는 점이다. 앞서 김 전 대표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의원 21명과 함께 중도신당 창당을 명분으로 '집단 탈당'에 나섰다. 당시 김 전 대표의 탈당은 열린우리당의 헤쳐 모여를 통한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에 일정 부분 기여했지만, 완전한 독자세력화를 꾀하지는 못했다.

집단 탈당의 충격파로 정치혁신이나 민생정당 등과 같은 창당 명분은 간데없고, 반노(반노무현) 이미지만 고착된 결과다. 선거의 양대 변수인 '전선구도'(반노 프레임)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인물구도 경쟁에서는 처참히 밀렸다.

김 대표가 탈당전략의 '전환'을 통해 새정치의 이미지를 가진 안 의원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전략에 나섰다는 분석도 이 지점과 맞물린다. 야권발 정계개편의 1차 승부처에서 '문재인 대 안철수' 인물구도를 통해 승기를 잡으려는 셈법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이 친노계보다 중도 외연 확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1차 인물구도→2차 세력구도' 전략으로 독자세력화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는 얘기다.
 

국회 본청. 물꼬 트인 호남발(發) 정계개편의 후폭풍이 거세다. 23일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광주 북구을)의 탈당 선언으로 제1야당의 광주 과반의 균형추가 마침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야권 텃밭이자 심장인 광주 붕괴가 현실화된 셈이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다급한 쪽은 문 대표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선대위를 조기에 출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합만 이뤄진다면 전 뭐든지 내려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사퇴'라는 파국은 피하되, 사실상 2선 후퇴를 통해 역할 분담을 하자는 수도권과 중진 의원들의 중재안이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문 대표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 한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때는 늦은 상황"이라며 "탈당 러시를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이와 관련해 "예상 밖으로 안철수 신당에 힘이 많이 실리면서 야권 권력 추의 균형은 무너졌다. 안철수 신당은 변수를 넘어 상수가 됐다. 변수는 수도권 민심"이라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안철수 신당 지지도가 '고점이냐, 저점이냐'고 물으면 고점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실체 없는 안철수 신당 창당 이후 인물 영입과 정강·정책 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면, 그때부터 지지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지난 2.8 전대 당시 본지와 서울 여의도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진=아주경제 유대길 기자 dbeorlf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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