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 장소와 가까운 백두산 지역에 방사능 오염 측정을 위한 검측지휘소를 설치하고 북·중 접경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방사능 조사에 나섰다.
북한 핵실험 이후 인접 지린(吉林)성 일대 주민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방사능 유출 등에 대한 우려와 동요를 진정시키고 향후 대북제재의 명분 쌓기를 위한 실증적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2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 환경보호부는 지난 6일 북한 핵실험 직후 긴급 대책을 가동, 주요 관측소로 하여금 동북지방 및 주변 지역과 접경지역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등지에서 방사성 물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도록 했다. 환경보호부는 이어 지난 7일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의 중국식 명칭)관리위원회가 있는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진에 방사능 측정을 위한 긴급지휘부를 설치했다.
중국이 이처럼 북한 인접 지역에 방사능 관련 환경감측소를 설치하고 대대적으로 방사능 환경영향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것은 종전의 북한 핵실험 때에는 볼 수 없던 일이다. 이를 통해 중국 접경과 가까운 곳에서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일종의 항의 시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향후 국제사회와 더불어 대북 제재안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자국이 피해를 봤다는 실증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이번 방사능 감측 긴급지휘부는 궈청잔(郭承站) 환경보호부 핵시설안전감독관리사(司) 사장(국장)이 총지휘를 맡아 모니터링 및 기술연구분석을 진행한다. 당국은 지린·랴오닝성 등 집경지역 공기 중 먼지를 채취해 방사성물질 농도 분석과 함께 방사선량 감측을 실시하게 된다.
이번 방사능 검측에는 지린·랴오닝·헤이룽장(黑龍江) 등 동북3성과 산둥(山東)성, 베이징(北京)시 방사능환경감측기구가 참여하며 인력 500여명과 차량 100여대가 동원된다. 상하이(上海)와 장쑤(江蘇)성 환경관측기관도 후방 지원업무를 맡는다.
궈청잔 핵시설안전감독관리사 사장은 "앞으로 수일동안 기상예보와 공기의 이동방향 등으로 볼때 북한 핵실험이 중국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방사능물질 방출은 일정한 주기성을 띠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며 "지속적으로 접경지역 방사능 환경을 전방위로 모니터링해 이상 유무를 추적하고 환경안전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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