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올해 제주·부산·인천항을 통해 초호화 유람선인 크루즈를 이용해 들어오는 관광객이 174만명, 예약 기항수 914회에 달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남을 찾는 크루즈선은 겨우 3척에 불과해 차별화 된 관광코스 개발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사업비 356억원을 들여 건설한 호남 유일의 여수 크루즈 전용부두가 마련됐는데도 유치실적이 미미한 것은 전략 부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4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올해 제주와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 크루즈선박은 각 557회, 226회에 달한다. 인천과 동해항을 포함하면 예약 기항수가 모두 914회(지난해 410회), 관광객은 173만990명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여수항, 광양항, 목포삼학도항, 목포신항 등 전남지역 4개항을 통해 입항이 예정된 크루즈선은 모두 3척에 불과하다. 오는 7월 14만t급을 시작으로 8월 2만500t급, 10월 16만8000t급 선박이 여수항에 입항한다.
다른 지자체들이 늘어나는 크루즈 관광객 유치에 성과를 내고 있는 것과 반대로 전남의 실적은 미미하기만 하다.
제주를 비롯한 부산과 인천은 마케팅 강화와 차별화된 관광 상품을 내놓으면서 유커(중국인 관광객) 끌어들이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부산은 관광기념품 개발과 중국인 관광객 전문음식점 확대, 전통시장, 축제 등과 연계한 관광 상품 개발에 나섰다. 오는 5월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크루즈 박람회 'SCA2016(Seatrade Cruise Asia)'을 여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펴고 있다. 제주도 크루즈홍보사무소를 운영하고 제주크루즈관광포럼도 열기로 했다.
전남도 역시 지난해 광주·전남의 크루즈 관련 모든 기관들이 참여하는 크루즈협의체를 발족하고 공동마케팅을 펴고 있다.
여수에 15만t급 대형 크루즈선이 입항할 수 있도록 크루즈전용 부두도 마련했다. 이 부두는 아시아에서 운항하는 거의 모든 크루즈 선박 유치가 가능한 규모로 건설됐다. 현실은 전남을 경유하는 크루즈선박 수는 미미하기만 해 전남 관광 특수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크루즈 선사들이 1~2년 전에 기항예약을 하고 있는 데도 관련기관의 대응이 안일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크루즈 관광객의 1인당 기항지 평균 지출액은 1068달러(124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전남에는 이들이 쓰고 즐길 수 있는 면세점과 대형 쇼핑몰이 전무한 상태다.
이 때문에 여행 업계에서는 광양LF아울렛을 조기 개장하는 등 쇼핑공간을 확보하고 저가 여행보다 유커들의 여행방식에 맞는 전남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상품개발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전남도 관계자는 "대형 쇼핑몰이 있는 제주와 부산, 인천에 비해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다"며 "전남도와 관련기관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을 경유한 크루즈 선박은 여수세계박람회와 순천만정원박람회 등 메가 이벤트에 힘입어 지난 2012년 12회(1만600명), 2013년 18회(4만7000명), 2014년 14회(5만3000명)에서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단 1척(900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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