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의 1월 외환보유액이 전월 대비 1000억 달러(약 120조원) 가까이 감소하면서 44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이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월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전월대비 정확히 995억 달러 줄어든 3조2300억 달러(약 380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다. 중국 경기 둔화, 증시 변동성 증가에 따른 외화 자본 '엑소더스' 이에 따른 시중 유동성 경색을 막고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한 중국 당국의 고민과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경제 불안감이 증폭,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 방어 차원에서 달러를 지속적으로 매도한 것이 외환보유액 감소의 원인이라고 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9%로 25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중국 경제 경착륙설이 불거진 상황이다. 중국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는 해외자본의 '엑소더스'를 유발하고 이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초래한다.
경기둔화를 위해서는 돈을 풀어야 하고 환율 방어를 위해서는 돈을 흡수해야하는 중국 당국의 '난감한' 상황이 외환보유액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중국의 지난해 외환보유액은 전년대비 무려 5126억 달러 감소했다. 절대적 수치로는 세계 최대 감소액이다.
하오저우 코메르츠방크 연구원은 "중국 외환보유액 감소가 놀랄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중국 당국이 직면한 난제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경제 성장을 위해 유동성 주입이 필요하지만 유동성을 주입하는 모든 수단이 위안화 절하 압박을 높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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