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NH투자증권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840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이달 첫 주(1∼5일)에 3260억원이 감소했다. 설 연휴가 포함된 둘째 주에도 944억원이 줄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는 코스피가 하락하면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이 유입되고, 코스피가 상승하면 차익실현을 노린 환매가 몰려 자금이 빠져나가는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달 코스피가 1848까지 급락하는 약세장이 펼쳐지자 지난달 셋째 주에만 국내 주식형 펀드에 1조1265억원이 유입되기도 했다.
이런 국내 주식형 펀드의 '저점 매수-고점 환매' 패턴은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고 올라가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하락장을 버티는 '브레이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달에 세계 증시의 동반 급락 속에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리스크)까지 더해져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기존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입 공식마저 깨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연초 이후 꾸준히 투자자금이 유입돼온 가치주 펀드에서도 지난주에 269억원이 빠져나갔다. 가치주 펀드는 저평가된 종목을 싸게 사서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취한다는 점에서 대개 하락장에 자금이 몰리지만 최근에는 이런 패턴이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시장의 불안 속에 채권과 귀금속 등 안전자산이 주목받으며 관련 펀드에 대한 선호 현상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코스피 1900 전후에선 국내 주식형 펀드로 투자자금이 유입됐다"며 "최근은 저가 이점보다 위험 회피 심리가 더욱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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