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6일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이 '절대 불가'하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분명하게 표명했다. 그러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곧바로 "(안 대표가) 흥분된 상태"라고 맞받아치면서 통합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4·13 총선을 앞두고 분열된 야권의 두 대표 간 신경전이 날로 격화하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지난 4일 심야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달아 열고 김종인발(發) 통합 제안을 거부하기로 결론을 내린 데 이어 이날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 통합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천정배 공동대표도 이날 "통합에 관해서는 불가하다는 결론을 명쾌하게 내렸다"고 말해 4·13 총선 전 야권이 통합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당과 저는 지금 힘들고 두려운 광야에 있다"면서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사방엔 적뿐이다. 그래도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저를 포함해 모두 이 광야에서 죽을 수 있다. 그래도 좋다"고도 했다.
안 대표는 특히 김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김 대표가 새누리당의 승리를 막기 위해 야권 통합을 하자고 했지만 이는 진정성 없는 제안"이라며 "제안 2일 전 우리 당의 천정배 공동대표 떨어뜨리려 영입 인사를 자객공천해놓고 어떻게 통합을 말할 수 있나. 한 손에 칼을 들고 악수를 청하는 것은 명백한 협박이고 회유"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얼마 전 우리 당에 와있는 분들에 대한 컷오프 명단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무례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면서 "국민의당 의원들을 모욕하면서 '합치자' '돌아오라'고 하는 건 진정성 있는 제안이 아닌 정치공학"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또 "죽기를 각오하면 살 수 있다는 각오로 하고 있다"면서 "국민께서 국민의당에 기회를 준다면 정말 국민을 위한 작은 변화라도 보여드리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보기엔 (안 대표가) 좀 흥분된 상태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극단적인 표현을 써가지고 '죽어도 못하겠다' 하는 이런 표현 아니겠나"며 "'죽어도 못하겠다'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통합 제안을 철회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단 제안했기 때문에 그대로 간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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