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역 아닌 인간 송하윤, 공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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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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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주말 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 주오월 역을 열연한 배우 송하윤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참 재미없겠다 싶었다. 배우라는 껍질을 벗겨나고 나면 송하윤에겐 무엇이 남을까. 지독하게 일밖에 모르는 사람. 그럼에도 송하윤은 일에 파묻혀 사는 지금 이 순간에 행복해했다.

최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송하윤을 만났다. MBC '내 딸, 금사월' 속 '사이다 캐릭터' 오월이와 180도 다른 분위기였지만 그는 "여전히 오월이에게 빠져 있다"고 했다.

"털어지지 않아요 아직은. 인터뷰도 '내 딸, 금사월'의 연장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오월이 덕에 만들어진 자리라 아직은 촬영이 다 안 끝났다는 느낌이에요. 아마 다음 작품이 생겨야 털어질 것 같아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주말 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 주오월 역을 열연한 배우 송하윤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한 작품이 끝나면, 특히 '내 딸, 금사월'처럼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작품이라면 더욱, 혼자만의 시간이나 여행 등을 통해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털어내는 게 일반적인 수순이다. 연기를 한다는 건 곧 그 인물로 산다는 것이고 다른 삶을 살기 위해선 이를 정리하는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하윤은 오래 쉬지 않고 차기작에 돌입하고 싶다고 했다. 힘들지 않아서가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잠 좀 자고 싶다"는 말에선 옅게 아침극과 주말극을 연달아한 피로도가 느껴졌다. 다만 일에 대한 목마름이다. 지난 2003년 데뷔한 이후 송하윤은 거의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이제 그에게 연기는 옵션이 아니라 삶의 일부, 아니 거의 전부다.

"하루종일 촬영을 하는 건 아니지만 대기시간도 촬영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현장에선 늘 집중하려고 하는 편이고요. '내 딸, 금사월'을 하면서 지인들을 만난 적이 거의 없어요. 만날 시간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닌데 누군가를 만나는 게 무서웠어요. 에너지가 빠지니까요. 오월이라는 캐릭터가 워낙 감정이 많고, 또 신 자체가 거의 다 감정신이었어요. 친구들을 만나면 수다를 떨어야 하는데 그게 다 에너지를 필요로하는 일이잖아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주말 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 주오월 역을 열연한 배우 송하윤이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오월이를 연기할 땐 오월이로 살려고 노력한다는 '일바보' 송하윤은 그래서 '내 딸, 금사월'에서 오월이가 죽었을 때 실제 집에서 나오지도 않았다고 한다. 자신이 집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는 걸 누군가가 보면 시청자들이 극에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될 거라는 생각에서다.

물론 가끔씩 촬영장에서 돌아오는 길 공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촬영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허하거나 그럴 때가 있다. 오월이한테는 마음이 많은데 내게는 없으니까. 어느 날은 일산에서 집으로 가는데 강과 다리가 보이더라. 매니저한테 '너무 예쁘다. 겨울엔 조명이 따뜻한 것 같아'라고 했더니 매니저가 '괜찮으냐'고 물었다. 닭살스런 말을 많이 했다"며 송하윤은 웃었다. 그 웃음에 슬쩍 인간 송하윤이 비친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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