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아쉬운 마지막 판이었다.
이세돌 9단은 제5국에서 초반 유리한 상황을 지키지 못한 채 280수만에 알파고에 역전패했다. 제4국에 이은 알파고의 두 번째 ‘포기’(resign)는 없었다.
15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특별대국장. 5번기 마지막 대국이라서 그런지 긴장감이 흘렀다.
5국은 시종일관 이 9단과 알파고 모두에 어려운 형세로 진행됐다.
이 9단은 초반 우하귀 접전에서 우위를 확보했으나 상변 타개 과정에서 다소 움츠러든데다 하변 삭감 과정에서도 별다른 이득을 얻지 못해 알파고의 추격을 허용했다.
이 9단이 양 소목 포석으로 실리작전을 펼치자 양 화점으로 출발한 알파고는 이 9단의 실리작전에 맞서 우변과 중앙에 거대한 세력을 형성했다.
대국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알파고가 그동안 쉬운 바둑을 뒀는데 처음으로 어려운 바둑을 두고 있다”며 “이세돌 9단은 자신의 바둑을 보여주며 마음껏 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형세를 판단하려면 중앙이 정리돼야 한다. 아직 형세 판단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9단은 중반 초입 우하귀 접전에서 알파고의 잔 실수를 틈타 40여 집에 이르는 큰 모양을 만들어 형세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그러나 상변 타개 과정에서 흑 79수로 우측으로 뻗지 않고 안전을 도모해 형세가 갑자기 비슷해졌다.
이때 송태곤 9단은 “형세 판단이 어렵긴 하지만 형세 상으론 백이 유리하다. 덤 범위 내에서 백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송 9단은 이 9단의 좌변 들여다본 수에 대해 “흑은 68집, 백은 65집 정도로 보인다. 이세돌 9단이 졌다고 보고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는 것같다.”고 풀이했다.
대국이 끝내기 수순에 돌입하면서 이 9단과 알파고는 모두 1분 초읽기에 돌입했다. 이 9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중앙에서 알파고의 집을 일부 삭감하는 데 성공했지만, 중반부터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돌을 던지고 말았다.
오후 6시까지 진행된, 다섯 시간의 혈투는 마무리됐고 세계적 관심을 끝 ‘인류 대표’-인공지능의 대결도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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