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버림받은 딸→시한부…유이, 처절해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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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8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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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계약' 스틸 속 유이[사진='결혼계약' 공식 홈페이지]


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7살짜리 딸과 사는 싱글맘이 있다. 남편은 오래전 세상을 떠났고 그런 남편이 세상에 남긴 건 빚뿐이다. 고단하게 삶을 꾸려나가던 중 갑작스레 시한부 인생까지 선고받는다. 결국 그는 홀로 남겨질 딸을 위해 거짓 결혼을 하고 간을 팔 결심까지 세운다.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에서 강혜수는 이보다 더 처절할 수 없다. 남편 죽은 뒤 빚 때문에 사채업자들의 독촉에 시달려야 했고, 이 때문에 한 칸 짜리 방의 보증금까지 빼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교통사고를 당해 찾은 병원에서 수술을 할 수 없는 부위에 뇌종양이 생겼다는 판정을 받았다.

하나뿐인 딸을 위해 레스토랑 보조부터 온갖 알바를 전전하며 살던 그는 시한부 판정 앞에 무너졌다. 결국 그는 자신이 일하던 레스토랑 사장 한지훈(이서진 분)과 계약결혼을 하기로 결심한다. 결혼해 지훈의 친모 오미란(이휘향 분)에게 간이식을 해주고 대신 돈을 받기로 했다. 자신과 딸의 목숨을 위해 애 달린 미혼모를 달가워하지 않는 미란을 설득하는 혜수는 매회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린다. 그리고 혜수의 삶 만큼이나 놀라운 건 이렇게 처절한 인물을 연기하는 게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유이(28)라는 점.
 

'결혼계약'에서 싱글맘 강혜수를 연기하는 유이(왼쪽)[사진='결혼계약' 공식 홈페이지, MBC 제공]


2009년 MBC '선덕여왕'서 고현정의 미실 아역으로 데뷔한 그를 본격적인 연기자 궤도에 올린 건 지난해 방송된 tvN '호구의 사랑'. 명예와 실력을 다 갖춘 수영선수가 어느 날 후배에게 성폭행을 당해 미혼모가 되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을 통해 유이는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연기력을 뽐냈다. 이 좋은 기운이 SBS '상류사회'까지 이어졌다. 집 안에서 찬밥 취급을 받는 비운의 재벌 2세 장윤하를 통해 유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건강한 매력에 세련미까지 입게 됐다. 여기서 가혹한 엄마 역을 연기파 배우 고두심이 맡은 건 유이에게 행운이었다. 두 사람이 붙는 감정신에서 유이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마침내 7살 아이를 홀로 키우는 시한부 엄마까지 왔다. 20대 여배우라면 기피할만한 어려운 캐릭터를 유이는 군말없이 소화하며 발전하고 있다. 이런 과감한 선택 덕에 걸그룹 출신이라는 꼬리표도 점차 떨어져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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