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셀프 전략 공천'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가운데 김 대표가 당무 거부에 돌입, 당내 반대파를 압박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명단 변경시 대표직 사퇴까지 시사하며 강경한 태도로 맞서면서 당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김 대표가 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셀프 공천한 것과 후보자들을 A·B·C군으로 나눠 각 그룹 내에서 순위투표를 통해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도록 한 방식이다. 중앙위원들은 '칸막이'를 헐고 43명 후보 전체를 놓고 순위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전날 열린 중앙위 순번 투표도 무산됐었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당 비대위원들은 이날 오전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김 대표는 불참했다. 비대위원들은 김 대표를 비례명부 후순위에 배치하고 비례 후보 간 칸막이를 없앤 뒤 중앙위 투표로 비례명부 순위를 확정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48분께 넥타이를 매지 않은 하늘색 셔츠에 면바지 캐주얼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그는 집 앞에 있던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회의에 참석 않느냐"는 질문에 "내 복장 보면 모르느냐"고 되물었다.
김 대표는 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배정해 '셀프 공천' 논란이 있는데 바꿀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엔 "그것에 대해 묻지 말라. 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비례대표 명단을 당선 가능성을 기준으로 A·B·C 3개 그룹으로 나눈 '칸막이'를 푸는 문제가 거론되는 데 대해선 “(중앙위에서 반대했던) 그 사람들한테 가서 물어보라”며 "난 더 이상 정치·정당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거니까 내게 묻지 말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이어 “비례대표 순위가 변경돼 중앙위를 통과하면 거취 변화가 있을 수 있는가”란 질문에도 "그건 내가 어저께 충분히 이야길 했으니 더이상 나한테 묻지 말라"고 말했다.
"비대위 대표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뜻인가"라고 재차 묻자, 김 대표는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했다. 또 "비례대표 명단 수정 가능성이 있는가"란 질문에는 "그걸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중앙위에 가서 물어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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