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쿠바 국빈 방문 이틀째인 21일(현지시간)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미국-쿠바 양국정상은 쿠바의 금수 조치 해제와 경제적 협력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그러나 인권문제에 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불편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은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 열어 공개적인 자리에서 질의의 시간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쿠바를 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이번의 방문이 양국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기를 바람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카스트로 의장이 실시하는 의무교육, 의료보장 등도 인권을 위한 정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정책이 다른 부분에 있어 인권에 대한 우려를 줄이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쿠바에는 왜 정치범이 존재하느냐"는 기자에 질문에 카스트로 의장은 기자 회견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만일 쿠바에 정치범이 있다면 명단을 제시해보라"며 "있다면 오늘밤 안에 모두 석방할 것"이라며 쿠바에 정치범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에 대해서는 양국 정상이 의견을 모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50년전의 금수조치는 미국뿐만 아니라 쿠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금수조치 해제하는 것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금수조치가 언제 해제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광장 주변에는 체 게바라의 얼굴과 그가 남긴 대표 문구인 '영원한 승리의 그날까지'(Hasta la Victoria Siempre)가 외벽에 새겨진 내무부 등 여러 행정부 건물이 모여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호세 마르티 기념관 방명록에 "모국의 독립을 위해 생명을 던진 호세 마르티에게 헌화하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다. 해방, 자유, 자결을 향한 그의 열정은 오늘날 쿠바인들의 가슴에 살아 있다"고 적었다.
시인이자 언론인이었던 호세 마르티는 19세기 스페인에 맞선 쿠바의 독립영웅으로, 쿠바 국민에게서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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