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우리(유진기업)는 레미콘 업계에서 1위지만 경쟁사들의 추격으로 불안한 1위다. 우리가 ㈜동양을 인수하면 국내에서 1등 자리를 확실히 굳힐 수 있다. 믿어달라 잘 하겠다.”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콘레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동양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현재 ㈜동양의 상황은 임직원, 거래처, 주주 모두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 하고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 무성한 상황”이라고 현상황을 전했다.
정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동양 임직원 및 주주를 대상으로 세가지를 약속했다. 우선 지분매각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유진그룹은 현재 1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매입할 것”이라며 “단기수익이 실현되면 매도할 것이라는 일각의 오해는 근거가 없다. 유진은 ㈜동양을 정상화시키고 현재의 목표보다 더욱 좋은 회사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지분매입과 고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동양 경영진에게도 이를 강력히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또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정 사장은 유진기업이 ㈜동양의 춘천공장을 인수한 뒤 안정적인 고용승계가 이뤄진 점을 강조하고 “동양의 경영에 참여를 선언한 이후 임직원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하는 것으로 안다”며 “유진그룹이 경영에 참여한다면, 임직원들이 본연의 자리에서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정적인 회사 비전을 약속하고, 동양 경영진이 우호적인 입장으로 돌아서줄 것도 당부했다. 정 사장은 “이번 ㈜동양의 주주총회소집 결의는 현재의 정관상 할 수 있는 방법을 총 동원해 주주총회를 무산시키거나, 설령 개최되도 모든 의안을 부결시켜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것”이라며 “이번 주주총회에 유진그룹이 제안한 이사의 총수 증원과 최종성, 오주성, 오영석 이상 3인의 신규이사 선임을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유진그룹은 법원으로부터 임기 3년을 보장받은 동양의 현 경영진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유진그룹이 제안한 추가 이사선임을 막고 있다며 대법원에 특별항고를 한 상태다.
정 사장은 “법원에 의해 일시 선임된 관리인이 사실을 호도하면서까지 주요주주의 이사선임을 막기 위해 나설 이유가 없다”며 “한시적으로 위임된 경영권을 전 직원을 동원해 지키려는 것은 ㈜동양 직원에게 또한번 상처를 주는 일이다. 정상적인 주주총회 개최를 위해 중립적인 자세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유진그룹은 그간 ㈜동양 주식을 잇따라 매입하며 배경에 관심이 높았다. 일각에서는 ㈜동양이 자사 매각 이후 남은 잉여자금 5000억원을 노린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레미콘 사업을 영위중인 주 회사의 사업지역이 서로 다른 만큼 레미콘 업체인 유진기업이 인수할 경우, 전국을 대상으로 레미콘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18일 유진기업과 유진투자증권은 아주그룹 보유지분(0.6%)을 포함해 ㈜동양 지분 0.7%를 시간외 매매와 장내매수 등을 통해 추가로 사들여 1대 주주로 올라섰다고 공시했다. 유진그룹은 기존 보유분(9.31%)을 합쳐 10.01%의 지분을 확보해 파인트리자산운용(9.75%)을 앞섰다.
유진그룹은 공시를 통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때까지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회사가 외부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경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 자사주매입,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진그룹은 ㈜동양 주식 25% 이상을 보유해야 경영권이 안정권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0%를 보유중인 만큼 블록딜 및 장내매수 등을 통해 15%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겠다는 의지다.
유진그룹의 이같은 ㈜동양의 지분매입에 대해 업계는 레미콘 사업 확대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유진기업의 경우 수도권을 비롯해 충청에 세종, 당진, 아산공장이 있고 전라지역에는 군산과 나주, 광주지역에 공장이 있다”면서 “수도권과 충청, 전라지역에서 사업영위가 가능한 반면, 경남과 강원 지역 기반이 약하다. 동양은 강원과 경상지역에 강점이 있어 합병시 전국을 상대로 영업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동양은 안양과 인천 파주 등 수도권 이외에도 강릉과 미로, 속초, 양양, 원주, 경포, 삼척 등 강원지역에 7개 공장을 운영중이다. 또 아산과 익산 군산 등 충청 및 전북지역, 부산, 서부산, 김해, 양산, 창원, 함안, 동대구, 남포항 등 경상지역에 다수의 공장을 운영중에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양의 매출비중 중 절반 이상이 레미콘이고, 유진도 5000억원 수준”이라며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연간 판매액으로만 7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어 7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국내 레미콘 시장의 10%를 차지하는 대형기업이 된다”고 전했다.
유진기업은 동양의 합병을 통해 원자재 구매협상력이 확대되는 만큼 이번 동양인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동양이 보유중인 5000억원의 잉여 현금을 노리는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해도 자금을 함부로 유용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오히려 시너지 부분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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