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일어난 연쇄 테러 영향으로 여행관련주가 큰 폭으로 추락한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값은 소폭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브뤼셀 연쇄 테러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하던 금값이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40달러(0.4%) 오른 온스당 1248.60달러에 마감했다.
장 초반 상승세를 타던 금값은 브뤼셀 테러 소식이 나온 직후 온스당 1260.90달러대까지 치솟았다가 다소 안정을 찾았다. 전날까지 달러 강세 영향으로 인해 금에 대한 투자가 줄었으나 테러 영향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금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값이 오르면서 다른 금속 가격도 소폭 상승했다. 은은 온스당 15.94달러로 0.6% 올랐고 백금은 전날보다 1.3% 오른 온스당 992.9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수소 센서 등에 활용되는 팔라듐은 온스당 605.20달러로 1.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은 지정학적 불안 요소가 생길 때나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울 때 상승 흐름을 띤다. 증시 등 불안정한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는 줄어들고 안전자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넉달 전인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났을 때도 금값이 반등했었다.
이번 테러 충격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연준은 이달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 조치를 내렸다. 로빈 바르 소시에테 제네랄레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테러 이후 4월 정례회의에서 매파(인플레이션 억제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적 관점을 보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금값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모나 감바리니(Simona Gambarini) 캐피탈이코노믹스 원자재 이코노미스트는 "테러 충격에 따른 투자자들의 일시적인 움직임일 수 있다"며 "하루 이틀 사이에 평소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2월 기준 스위스의 금 수출량은 18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로이터가 22일 보도했다. 인도, 중국, 홍콩 등 주요 금 수입국들이 자국 경제 둔화로 인해 수입 물량을 줄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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