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중국발 경기 침체와 유럽 난민 문제 등 영향으로 내년 글로벌 경제도 다소 불안정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무디스인베스터서비스(무디스)는 "2016년 세계 국가신용등급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이겠지만 부정적인 위험 요소가 많다"며 침체된 경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무디스가 안전 등급으로 평가한 국가 비율은 1년여 만에 80%에서 75%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로 하향 조정했다. 3개월 전인 7월 전망치(3.8%)보다 낮은 수치다.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중국의 경제 둔화다. 중국의 2016년 경제 성장률은 6.3%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성장률 14.2%로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07년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예상보다 낮은 중국의 성장 속도로 인해 세계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불안감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해운 화물운송 전문업체 머스크 라인은 중국과 유럽 간 교역 건수가 줄자 직원 가운데 5분의 1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글렌코어와 안토파가스타 같은 대형 광물업체도 고용률을 줄이거나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금융 문제를 떠나 원자재 생산 국가의 성장까지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 무디스의 평가다. 에너지와 금값도 중국의 영향으로 이미 상당 부분 폭락한 상태다.
미국과 유럽의 통화 정책도 악재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4일(현지시간) "12월에 금리를 올릴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도 올해 안에 추가 완화 조치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의 글로벌 수석외환전략가는 "연준과 ECB가 각각 통화 정책을 내놓을 경우 미국 달러를 선호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달러 현상이 계속되면 다른 나라 통화로 환산했을 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난민들도 유럽의 내년 국가신용등급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지금까지 난민과 이민자 75만 2066명이 지중해를 통해 유럽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의 난민 분산 수용 정책에 따라 그리스 등 유럽 국가가 난민을 수용하면서 경제적·사회적 압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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