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출 실패해도 구속기소'…검찰, 보이스피싱 엄정 대응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검찰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근절하기 위해 돈을 뽑는 데 실패한 현금 인출책도 구속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노정환 부장검사)는 보이스피싱 현금 인출책 3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서로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한 홍모(57)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 각각 한차례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인출하거나 인출을 시도했다.

이모(58)씨는 두 차례 6000만원을 인출했으나 홍씨는 피해자 신고로 5000만원을 한 푼도 뽑지 못했다.
다른 이모(39)씨도 1900만원 중 1200만원을 인출하는 데 그쳤다.

일반적으로 보이스피싱 현금 인출책들은 범행 가담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돼 구속을 잘 하지 않는다. 경찰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이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편취 금액이 다액임에도 피해 회복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의 죄질이 불량해 구속해야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전했다.

홍씨 등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이 범행 수익으로 차량을 구입한 사실 등을 밝혀내고 구속했다.

검찰은 "보이스피싱은 서민을 울리는 조직적 범죄이므로 단 한 차례만 범행에 가담하고 심지어 돈을 뽑는 데 실패한 단순 인출책이라도 구속 기소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주모자에 대한 추적 수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