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슬픈 역사 ‘제68주년 4·3희생자 추념식’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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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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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진순현 기자=국가기념일로 치러지는 제68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4·3평화정신, 제주의 가치로’를 주제로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정부를 대표로 참석한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이석문제주도교육감, 4.3유족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봉행됐다.

행정자치부 주최, 제주도 주관으로 열린 이날 추념식은 오전 9시 10분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10시에 본행사로 이어졌다.

식전 행사는 도내 4대 종단인 불교,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 성직자의 종교의례와 도립 제주·서귀포합창단, 해병대 제9여단 군악대가 참여하는 합창공연과 도립무용단의 ‘진혼무’ 무용공연으로 진행됐으며, 이어 본 행사는 헌화·분향, 인사말씀에 이어 경과보고, 추념사, 추모시 낭송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이날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황교안 국무총리는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4.3 추념일을 ‘국가 기념일’로 지정, 온 국민이 함께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위령사업 등을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아픔을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 총리는 “제주도민들은 비극적인 4.3의 아픈 역사를 극복하고 제주도를 큰 발전을 이끌어왔다. 특히 올해는 제주도가 출범한지 70주년, 특별자치도로 한 단계 더 도약한지 10주년이 되는 매우 뜻 깊은 해” 이라며 “지금 제주는 60만 명이 넘는 상주인구와 연간 130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어우러져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고 있고, 영어교육도시, 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사업 등이 차근차근 추진되면서 국제 자유도시로서 그 면모를 갖추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더욱 평화롭고 번영하는 선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적인 화합과 단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며 “이런 의미에서 제주도민이 보여주신 ‘화해와 상생’의 4.3 정신은 우리 국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치하했다.

이어 “지난 2월 말, 제주를 방문한 기회를 빌려 제주의 지역발전을 앞당기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를 말씀드린 바 있다” 며 “정부는 제주 신항만과 제2공항 건설 등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인사말에서 먼저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모두가 희생자이기에 모두가 용서한다”는 4.3추모글이 애월읍 하귀리 영모원에는 새겨져 있다고 소개했다.

원 지사는 “이 추모글은 4·3 해결 과정에서 제주인들이 견지해온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잘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며 “특별법 제정과 정부의 공식사과 등 4·3 해결을 위한 노력은 국가추념일 지정까지 이어지면서 과거사 갈등 해결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4·3은 과거의 아픔과 반목을 벗고 진정한 평화와 화해, 자유와 번영이 가득한 미래로 나아가고 있으며, 지난해 67주년 4·3 추념식을 통해 공동체적 관용의 정신, 국민통합과 세계평화의 가치 구현, 미래세대의 교훈 전승 등을 4·3 해결의 3대 원칙으로 제시한 바 있다“ 며 ” 이에 따른 실천적 노력들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제주도와 교육청이 공동으로 4·3 희생자 추념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며 “이를 통해 다양한 예술·문화·교육 프로그램으로 온 도민이 화합하고, 범국민적 추모열기가 모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특히 “4·3 평화공원 3단계 사업을 올해 중으로 마무리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월 완성된 4·3평화교육센터를 기반으로 4·3의 교훈과 정신을 다음 세대에 계승하고 세계인들과 공유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사업을 꾸준하게 추진하겠다“ 며 ”지난해에 이어 4·3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4·3길도 추가로 조성해 국민들과 세계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명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양윤경 제주4.3희생자 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반세기가 훌쩍 넘었어도 이곳 제주의 사월은 항상 아프고 쓰라린다” 며 “허울좋은 이념과 사상의 명분하에 억울한 희생양으로 수많은 제주영령들이 산화하여 갔다”고 애통해 했다.

그러면서“이러한 아픔을 이겨내고 당차게 일어서서 올바른 4·3의 역사관정립과 더불어 희생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수많은 결과물들을 이뤄냈다” 며 “현재의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가 올바른 제주4·3의 진상규명과 희생자의 명예회복이 온건히 이뤄질 때까지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이 살아남은 자의 당연한 과제”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양 회장은 “지난 십수년간 중앙정부와 지자체 및 유관단체의 도움으로 4·3특별법 제정, 진상보고서 채택, 대통령의 공식사과, 4·3평화공원 조성 등 굵직한 결과들이 있었다” 며 “특히 박근혜 대통령께서 공약사항인 ‘4·3희생자추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함으로써 유족과 도민들의 자존심을 지켜 줬다”고 감사를 표했다.

다만 “오늘 이 자리에 대통령이 불참한 점이 다소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며 “후일에라도 꼭 참석하시길 바란다”고 간청했다.

양 회장은 이어 “하지만 4·3의 혹독했던 아픔보다도 더욱더 가슴 쓰라린 것이 있다” 며 “이처럼 아픈 제주4·3의 역사를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산실로 승화시켜나가고 있는 범국민적 분위기에 반해 아직까지도 일부 극우보수단체에서는 4·3흔들기를 지속적으로 행해오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이들 단체들이 근거없는 사실을 유포하며 화합의 분위기를 훼방하고 갈등을 조장함으로써 유족과 제주도민의 아픔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이에 굴하지 않고 한치의 흔들림없이 시대적 불행을 뒤집어쓴 채 너무도 억울하게 희생되어간 수만의 영령들께 해드려야 할 시대적 과업이 많다” 며 “좀더 구체적인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더불어 4·3해결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는 희생자에 대한 배보상문제 등을 필두로 해 산적해 있는 문제들을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승적 차원으로 제주4.3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통해 평화와 인권교육의 산실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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