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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칼럼] 미식 선진국 되려면 올바른 식품첨가물 교육 이루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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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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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G, 바른 정보 제공 안해 문제 더 키워

한영용 서울종합예술학교 호텔조리예술학부 교수(발효공학 박사)


최근 요리 프로그램인 이른바 ‘쿡방’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쿡방에서는 MSG가 웃음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유명 셰프가 '마법의 가루'로 불리는 MSG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다들 즐거워한다.

이렇게 MSG가 마치 이겨내야만 하는 악마의 유혹처럼 묘사되곤 하는데 필자의 유년시절을 돌이켜보면 어느 가정, 식당에서도 MSG 조미료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음식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설이나 추석에 발효 조미료인 MSG를 명절 선물로 주고 받았던 기억도 남아있다. 그때만 해도 이미 오래전부터 인류가 먹는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요리에 마법을 부리는 가루’로 조미료를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마법의 가루’는 ‘몸에 해로운 화학 조미료’로 변질됐다. 80년대 첨단 제품처럼 비친다는 이유로 ‘화학’이라는 말을 선호하게 되면서 화학 조미료로 부른 것이 문제의 시발점이 됐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과 언론매체들이 올바른 교육과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허술함이 문제를 키웠다. 또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는 것을 알면서도 방관했던 정부 기관도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미식 선진국인 일본은 달랐다. 일본은 처음으로 MSG를 개발해 제품화 시킨 나라이다. 필자는 한국 음식 전수 및 교육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일본에 간다. 일본의 음식 전문가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놀라게 되는 것이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조미료에 전혀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MSG 무첨가’라는 문구의 제품이나 광고를 접하기가 어렵다. 미식(美食) 선진국인 일본에서는 MSG를 ‘아미노산 조미료’라고 표기한다. 뿐만 아니라 조미료 사용을 숨기는 우리나라의 음식점과 달리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조미료를 사용한다. 

이처럼 일본인들이 MSG에 대한 거부감 없이 음식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모두 철저한 계몽과 교육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일본과 달리 조미료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가 뿌리 깊숙이 박혀있다. 음식 전문가마저도 TV프로그램에서 MSG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지켜본 이후에야 “MSG에 대해 잘못 인지하고 있었다”고 고백할 정도다. 여기서 우리는 일반 국민 대다수의 MSG에 대한 생각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MSG의 정식 명칭은 ‘Mono Sodium Glutamate’으로 88%의 글루탐산과 12%의 나트륨으로 구성됐다. 글루탐산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필수 아미노산의 한 종류로 어머니의 모유를 비롯해 우유와 치즈 등의 유제품, 육류, 감자, 완두콩, 토마토, 옥수수 등 우리가 먹는 많은 음식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MSG 제조를 위해 만든 글루탐산은 원당과 당밀을 섞어 배양한 발효균의 대사물에서 순수하게 정제해 내기 때문에 자연성분의 효모와 같은 천연소재라 할 수 있다. 발효 조미료라 불리는 이유도 다 여기서 기인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 우리도 조미료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대중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매체는 물론 전문가들의 보다 적극적인 교육과 계몽활동이 절실하다. MSG 하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잘못된 교육으로 억울한 누명을 받고 있는 다른 식품첨가물도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우리 국민이 먹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려 일본처럼 온 국민이 미식가(美食家)이자 식신(食神)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음식이 함께하는 식탁의 행복이 탄생하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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