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대란 현실화] 산업계, 대규모 감원 눈앞…정규직에 협력사까지 줄도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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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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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군산 2국가산단내 181만여㎡(약 55만평) 부지에 자리 잡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군산시는 2015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지역경제 유발 효과를 분석한 결과 2010년 완공된 이 조선소가 고용측면에서 본사직원 715명, 계약 및 용역관련직원 361명, 사내협력사 3352명, 사외협력사 1287명 등 총 5715명의 고용효과를 거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선업황의 부진과 본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고용상황은 바뀌었다. 2월 말 현재 군산조선소 근로자 3700여명 가운데 정규직은 499명에 불과하며 85%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2007년 투자가 확정됐을 때 현대중공업은 당시 2년 내에 1220여명의 전북지역 청년들을 채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조선업황이 위축되면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포트에 따르면, 올 3월말 현재 군산조선소의 수주잔량은 19척, 72만5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으로 개별 조선소 순위 42위에 올라있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본사 영업팀이 선박을 수주해 울산 조선소와 전라남도 영암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 군산조선소에 일감을 분배하는데, 본사 수주량이 적어 나눠줄 것이 없다. 현재 수주부진 상황이 지속된다면 1~2년 안에 군산조선소는 일감을 확보하지 못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 해 울산, 거제에 에어 전라도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추진하는 한계사업, 기업 구조조정은 대량 실직을 수반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인력구조조정은 사무직, 비정규직에 집중됐으나 지금은 생산직 정규직원도 대상에 올랐다.

조선산업의 경우 현대중공업 등 국내 중대형 9개 조선사에서 고용한 조선·해양 분야 인력은 2014년 20만4635명에서 1만 명 정도가 감소해 지난해 19만5000여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청 조선사의 1·2차 협력사들도 5000여명 줄였다.

회사별로는 현대중공업이 2014년 2만6710명에서 지난해 2만5236명으로 줄었고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만3974명으로 1년 전보다 190여명 감소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1만3192명에서 지난해 1만3199명으로 7명 늘어났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추가로 각각 3000여명의 인력을 추가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리해고 문제가 조선산업만 부각됐지만 사실 감원은 전 산업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계열사 매각 등의 여파로 지난해 1만3600명 이상의 직원을 줄였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2484명 감소를 기록해 단일 기업으로는 고용인원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지난해 1만7045명으로 2014년 1만7877명에 비해 800여명 줄였다. 사람이 재산이라고 불리는 종합상사의 경우 포스코대우가 지난해 1064명으로 2014년 1239명에 비해 139명이, SK네트웍스도 2014년 3301명에서 지난해 3174명으로 127명 감소했다.

구조조정의 또 다른 대상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해운업체들도 지점 통폐합 선대축소 등이 본격화 되면 상당수 인원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미 상당수의 인력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중공업 전문 기업인 두산그룹도 ㈜두산과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엔진 등 주요 상장 계열사 인력 2199명이 지난해 회사를 떠났다. 2014년 2만636명에서 지난해 1만8437명으로 약 10%가 줄어든 것이다.

일정 수준의 일감을 확보하지 못해 대량 실직이 우려되는 업종도 있다. 국내 유일의 철도차량제작업체인 현대로템도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친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방산업체인 S&T모티브는 내년도 국방부 예산안에 소총 구매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최악의 경우 공장 문을 닫고 450여명의 직원을 내보내야 할 형편이다.

시멘트 업계 1위 쌍용양회는 회사를 인수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경영에 본격 참여한지 불과 일주일 만에 직원 40여명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기존 홍보팀을 비롯해 일부 인력이 희망퇴직 권고를 받았다”면서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이번 조치가 내부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업종별 기업들의 인력 축소는 정규직 직원들도 예외가 없을 만큼 전방위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고용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와 정치권이 기업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협조적이라고 판단된 기업들에게는 금융 등의 수단으로 패널티를 줄 것이라는 분위기 때문에 현재의 인력 규모를 안고 갈 여유가 없다”면서 “구조조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해고자들에 대한 배려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 마저 기업들에게 짐을 지우려는 것으로 보여 불안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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