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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종연 주아르헨티나 대사. [사진= 외교부 제공]
유사한 대륙 간 협력체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있다. FEALAC은 이들과 비교해 볼 때 인지도가 낮고 발전도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FEALAC이 APEC 보다는 10년 ASEM 보다는 3년 늦게 출범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회원국들 간 응집력이 비교적 약하고 매력적인 협력 의제나 모멘텀을 잘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바로 이 낯선 지역 간 협력체를 우리나라가 선도하고 생명력을 살려나가고 있다.
“사이버사무국을 통한 한국의 훌륭한 역할에 사의를 표합니다.”, “사이버사무국이 행하는 작업들이 매우 효율적이고 큰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해 제7차 FEALAC 외교장관회의에서 멕시코 및 아르헨티나 대표가 한 말이다. 10여개 다른 회원국들도 비슷한 찬사를 표명하였다고 한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국제회의에서 여간해서는 어느 한 나라가 집중적으로 주목과 찬사를 받기가 쉽지 않다. 새롭고 매력적인 의제를 선점하고, 공감이 가는 가치를 창출해 내며, 다른 나라들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고 설득하는 일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는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같은 터줏대감들도 있고, 국가들 간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며, 또 닳고 닳은 국제무대 고수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런데 FEALAC에서는 예외다.
우리나라는 2010년에 우리의 자발적 재원으로 FEALAC 사이버사무국을 열었다. 여기에는 FEALAC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중남미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언젠가는 FEALAC 사무국을 유치하겠다는 목표가 들어있다. 또 우리나라는 비전그룹 창설을 제안하였다. 세계의 석학들은 2013년 이 그룹을 통해 수십개의 권고안을 제시하였다. 또한 한국은 매년 사이버사무국 워크숍을 개최하여 회원국들 간 유대감을 다져오고 있다. 우리의 노력으로 FEALAC의 오너십과 발전의 동력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회원국들의 평가와 찬사는 공짜가 아닌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 FEALAC을 리드하려면 새로운 의제개발이 필요하다. FEALAC의 역사가 17년이나 되는 만큼, 이제는 우리가 기제안한 회원국 공동펀드 조성과 FEALAC 정상회의 개최를 충분히 고려해볼만하다. 언젠가는 사이버사무국이 FEALAC 사무국으로 전환되는 시점도 올 것으로 보인다. 그 때를 대비하여 회원국 간 콘센서스를 만들어내기 위한 용의주도한 전략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FEALAC을 통해 아시아와 중남미를 연결하는 중심축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의 보다 많은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그 관심은 사이버사무국 홈페이지(www.fealac.org) 접속에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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