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악화에 사업 차질 빚는 사우디 건설시장…국내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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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3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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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 165억달러 규모 메카 메트로 프로젝트...사우디 정부 재정악화로 발주 지연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이 사우디에서 추진 중인 '다흐야 알푸르산 신도시' 위치도. [제공=대우건설]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이 악화일로 치달으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건설 발주가 속속 지연되거나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65억 달러 규모의 메카 메트로 프로젝트(Makkah Metro Project) 추진 일정이 사우디 정부의 재정 사장으로 미뤄지게 됐다.

메카 메트로 프로젝트는 앞서 지난해에도 사업자 선정이 미뤄진 바 있다. 금액이 큰 프로젝트인 만큼 일부 건설사에서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수주 준비를 해 왔다. 

이 공사는 전 세계 순례 참배자들로 인한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총 182㎞의 지하철 4개 라인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2개 라인의 사업자가 선정됐다. 나머지 2건은 분리 발주를 통해 사업 규모를 소형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지금까지 진행돼왔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우디에서 프로젝트를 자꾸 지연시키거나 규모를 축소하면서 우리 기업들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란발 해외건설시장 훈풍이 어느 정도 상쇄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사우디 수도 리야드 '킹압둘라 금융지구' 공사가 중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업 참여자인 삼성물산(지분 60%)도 곤란한 상황이다. 이 사업장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70%가량 작업이 진행됐다.

사우디 건설시장에 대한 불안은 우리 기업이 본계약 체결 전인 프로젝트로까지 번지고 있다.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이 추진 중인 '다흐야 알푸르산 신도시' 프로젝트도 예외는 아니다.

이 신도시는 우리나라 분당신도시 2배 규모로 향후 10만가구, 60만명이 거주할 수 있도록 조성된다. 리야드에서 동쪽으로 14㎞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총사업비는 180억~200억달러로, 무려 23조원에 달한다.

올 하반기 본계약 체결될 예정이지만, 문제는 재정난에 시달리는 사우디 정부가 과연 공사비를 제때 지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측은 사우디 정부가 주택 공급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의 경우 주택 보급률이 60%대로 현저히 낮아 정부는 향후 7년간 4000억달러(한화 약 464조원)를 투입해 주택 150만채를 짓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우디에서 플랜트 사업 등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며 "주택·신도시 사업의 경우 사우디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만큼 별 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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