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현대자동차 그룹이 2016년 상반기 국내 10대 그룹 중 임직원이 가장 만족한 직장으로 꼽혔다. 기아자동차는 그중에서도 만족도가 높은 기업으로 나타났다.
사용자 제공 정보 기반 구인구직 서비스 잡플래닛에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1일까지 해당 그룹 전현직 임직원이 직접 등록한 기업 리뷰 5200여 건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현대차 그룹은 직장인 만족도 1위 그룹답게 기아자동차(1위), 현대자동차(4위), 현대엔지니어링(7위), 현대글로비스(10위) 등 4개 기업을 ‘2016년 상반기 일하기 좋은 기업’ 명단에 올렸다. 기아차는 올해 미국 시장조사기관 JD파워의 초기품질지수(IQS) 평가에서도 현대차(3위)를 앞서 1위에 오른 바 있다. 기아차의 한 직원은 잡플래닛 리뷰에서 “현대차와 달리 젊음을 부각하며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SK 그룹은 개별 기업으로 돋보였다. 그룹 전체로는 3위에 머물렀지만, SK이노베이션(2위), SK텔레콤(3위), SK㈜(5위), SK엔카닷컴(8위) 등 4곳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SK 그룹에서 임직원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은 SK텔레콤이었지만, 올해는 SK이노베이션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전체 대기업 중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꼽히기도 했다.
삼성 그룹은 삼성SDS의 자회사인 경영 컨설팅사 에스코어(9위) 1곳, LG 그룹은 지난해 초 그룹에 편입된 종합 물류회사 범한판토스(6위) 1곳만 10위권 안에 올랐다. 포스코 그룹은 그룹 전체 직장 만족도에서는 2위에 올랐지만, 개별 기업으로는 포스코건설(25위)이 최고 순위였다.
롯데와 한진은 각각 9, 10위에 머물렀다. 두 그룹은 지난 2015년 1년간 등록된 리뷰를 기반으로 한 평가에서도 같은 순위였다. 그러나 세부 만족도에서는 반전이 있었다. 롯데는 직원들이 평가한 모든 영역에서 지난해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종합 환산 점수에서도 10대 그룹 중 가장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한진은 사내 문화와 경영진 평가 부문에서 미세한 향상이 있었다. 단, 복지 및 급여 부문에서 그보다 큰 폭으로 점수가 하락했다. 종합 환산 점수에서는 2015년만 못한 결과를 얻었다.
2016년 상반기 국내 10대 그룹 중 승진 기회 및 가능성 부문에서 직원들에게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곳은 포스코다. 별점 5점 만점에 3.12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간발의 차이(3.10)로 2위를 기록했다. 복지 및 급여 부문에서는 현대차가 3.99점으로 3위인 삼성(3.75)을 압도적으로 제쳤다. 업무와 삶의 균형 부문에서는 포스코가 3.13점으로 1위, 사내 문화 부문에서는 SK가 3.34점으로 1위, 경영진 평가 부문에서는 현대차가 2.79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한진은 4개 부문에서 10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 탓인지 10대 그룹 임직원들의 직장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 10대 그룹 계열사 평균 종합 환산 점수는 59.98점(100점 만점)으로 전년도 60.69점보다 0.71점 떨어졌다. 업무와 삶의 균형 부문에서만 점수가 조금 올랐을 뿐, 모든 부문에서 점수가 떨어졌다.
특히 자신이 다니는 기업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냐 묻는 ‘성장 전망’에 ‘그렇다’고 답변한 비율도 56%에서 53%로 3%포인트 하락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묻어난 대목이다. 하지만 10대 그룹 임직원의 만족도는 여전히 여타 기업 직원들에 비해 훨씬 높았다. 2016년 상반기 대기업 전체 종합 환산 점수는 56.81점(100점 만점)으로 10대 그룹에 비해 낮았다. 대기업을 제외한 다른 모든 기업의 종합 환산 점수는 54.68점으로 대기업에 비해 더욱 낮았다.
장영주 잡플래닛 기업솔루션 본부장은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시계(視界) 제로 경제 여건이 이어진 데다, 산업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이 이뤄져 임직원 직장 만족도는 10대 그룹에서조차 모든 업종에서 하락했다"며 "아직 여러 경제 불안 요인이 남은 만큼, 하반기 개별 기업에서는 업무와 삶의 균형 향상처럼 돈을 쓰지 않고도 직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 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잡플래닛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16년도 상호 출자 제한 기업 집단을 바탕으로 10대 그룹을 선정했다. 분석 대상이 된 10대 그룹은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규모 순으로 골랐다. 각 그룹의 계열사 중에서 2015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간, 혹은 2016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6개월간 리뷰가 10개 이상 등록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각 기업 임직원은 잡플래닛에 자신의 직장을 △총 평점 △승진 기회 및 가능성 △복지 및 급여 △사내문화 △업무와 삶의 균형 △경영진 평가 등으로 구분해 별점 5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종합 환산 점수는 모든 영역의 만족도를 함께 보기 위해 총 평점은 50점 만점으로, 개별 부문은 10점 만점으로 환산해 합쳐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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