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이 ‘변칙 개봉’ 논란 속에서도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돌풍은 첫날부터 일었다. 개봉일인 20일 87만2389명을 태우며 역대 개봉일 최고 스코어를 달성하더니 개봉 첫 주 주말인 지난 23일 하루에만 128만948명을 모아 역대 1일 최다 관객수를 돌파했다. 불과 닷새 만에 50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역시 역대 최단기간이다.
모두 누적 관객 1761만으로 역대 흥행 1위에 빛나는 ‘명량’ 속도를 제친 결과다. ‘명량’은 개봉 날 68만2701명이 봤고, 2014년 8월 3일 125만3352명을 모으며 역대 1일 최다 관객수를 지키고 있었다. 500만 관객을 모으는 데는 6일이 걸린 것 역시 ‘부산행’ 개봉 직전까지 최단기간이었다.
한국 스크린에선 낯선 좀비라는 소재로 이렇듯 숨 가쁘게 흥행하는 비결이 무엇일까? 영화가 가진 힘이 첫 번째다. 이 영화는 스릴과 액션, 웃음에 가족애까지 상업영화의 흥행 필수 요소를 모두 갖췄다. 그러면서도 혼란 속에서 이기심으로 점철된 인간성과 모순 범벅인 사회성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메시지와 상업성을 동시에 지닌 수작이라는 뜻이다.
대진운도 따랐다. 4대 배급사의 여름 기대작 ‘인천상륙작전’(CJ), ‘터널’(쇼박스), ‘부산행’(NEW), ‘덕혜옹주’(롯데) 중 가장 먼저 개봉한 데다 마땅한 경쟁작도 없는 상태다. 공식 개봉 직전 주말에 유료시사회를 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 것도 주효했다. 이 기간에 영화를 미리 관람한 56만 명의 관객은 개봉 직전까지 영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냈고, 그 덕에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관객이 극장으로 몰렸다.
하지만 유료시사회를 내세운 변칙 개봉으로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린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역대 최단 기간 5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도 엄밀히 따지면 미심쩍다. 관객수를 셀 때는 정식 개봉 전 유료시사회로 관람한 56만5614명을 포함시키면서 날짜를 셀 때는 유료시사회를 진행한 사흘은 빼고 정식 개봉일인 20일부터 카운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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