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민·관이 협력하고 주민들에게 더 많은 정보와 권한을 넘겨 서로의 신뢰를 쌓았습니다. 이제 마을민주주의의 틀을 잡고 주민들에게 권한과 예산을 과감하게 내려 보내서 가장 작은 행정단위인 동(洞)이 활력 넘치도록 할 것입니다."
서울 금천구 차성수 구청장은 지난 29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미래를 만들어가는 마을민주주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첫 단계로 마을총회를 열고 있다. 동 주민센터와 주민들의 모임인 주민 네트워크가 함께 기획한 우리동네 맞춤사업을 발표하는 자리다. 여기서 모아진 제안은 실제 추진된다.
구는 특성화 예산을 통해 재정적으로 돕는다. 현재 10개 동에 각각 2500만원씩을 지원해 주민들이 직접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마을단위에서 정책 결정권과 재정 운영권을 갖고 현안을 해결하는 훈련이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이 이어지면 진정한 마을민주주의가 실현될 것이란 게 차성수 구청장의 생각이다.
특히 금천구는 인성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결과 중심체제와 소득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고 그것이 대학성적을 가름하며 향후 평생의 삶을 좌우하는 현 시스템에서 밝은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어떻게 우리 아이들이 더 행복하게 학교를 다니며, 그 과정에서 책임감 있고 주체적 인간으로 자라날 수 있는가에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차성수 구청장은 "혁신교육지구 2기인 올해는 '학교를 품은 마을'을 슬로건으로 정했다. 마을과 연계해서 마을의 인적·물적 자원 결합으로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동시에 교육 공동체 및 복지를 실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정규수업 내실화에 나선다. 중학교 학급당 학생수를 25명 이하로 조정해 선생님이 학생 개개인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또 초등학교 협력교사, 체험 및 학년 전환기 프로그램을 제공해 내실있는 학습분위기 조성에도 힘썼다.
학생들이 본인 진로와 적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청소년의 국제·문화예술적 소양을 계발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미 고등학생을 글로벌 리더로 육성하기 위해 국제자원봉사활동이나 유네스코 등이 제시하는 지속가능 발전 차원의 교육(ESD)을 실시하고 있다.
금천구는 교육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이다. 10대부터 80대까지 모든 세대가 한자리에서 배우고 소통할 수 있도록 평생학습기관인 '모두의 학교'가 설립될 예정이다. 이곳은 문턱이 없는 소통의 복합공간이다. 아울러 한울중학교 부지 한 켠에는 일반고교생을 위한 2년제 전문 직업 교육과정인 '금천한울문화 예술정보학교'(가칭)도 곧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차성수 구청장은 "혁신교육지구 진행 일정에서 지역의 여러 기관·단체와 거버넌스 구축으로 교육을 지원하는 축이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공교육 혁신과 더불어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학부모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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