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농촌에서 찍는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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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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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모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이진모 원장[사진=농촌진흥청]

“백우선 부치기도 귀찮아 / 푸른 숲 속에서 웃통을 벗어 젖혔네 / 모자 벗어 석벽에 거니 / 드러난 이마를 솔바람이 씻어 주네”

시선(詩仙) 이백처럼 옷과 모자를 벗고 숲으로 들어가고 싶은 날씨다. 더워야 여름이라지만 부채도 부치기 귀찮을 만큼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더위는 9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하는데, 진즉에 시작된 더위 때문에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은 간절하게 휴식을 원하고 있다.

‘여름’과 ‘휴가’, 또는 ‘더위’와 ‘피서’ 하면 많은 사람이 야자나무 아래,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이름만큼 달콤한 이국의 과일 등등 해외 이름난 휴양지를 떠올릴 것이다.

다른 세상에서 지칠만큼 수영을 하고, 늘어지게 낮잠을 자는 여유로운 시간. 하지만 현실은 공항에서 수많은 사람에 치이다가 출발,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은 허기가 반찬이라는 생각에 몇 술 간신히 떠 넣고, 언제 또 해외여행을 오겠냐며 짠 무리한 일정에 일상으로 돌아온 후 몸져눕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 여름에는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려 지친 몸과 마음에 진짜 휴식을 선물하자. 우리에겐 도심에서 차로 한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농촌’이라는 쉼터가 있다.

‘농촌’ 하면 농업인이 봄부터 가을까지 땀 흘려 농산물을 생산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면면이 들여다보면 ‘농촌’은 ‘농산물 생산기지’라고 단정해 버리기 아까울 만큼 매력적인 장소다.

대부분의 농촌은 산을 뒤에 두고 앞으로는 작든 크든 강을 끼고 있다. 경치는 아름답고, 분위기는 아늑하면서 정겹다. 산에서는 트레킹을, 강에서는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장점은 덤이다.

도시에서 조금 떨어져 나왔지만 밤하늘 색은 더욱 짙고 별빛도 선명하다. 문밖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자고, 일어나면 새벽녘 이슬에 젖어 달달하게 풍겨오는 풀냄새가 남은 잠을 깨운다. 생각만으로도 고즈넉하고 편안한 쉼의 시간이 아닌가.

잠에서 깨 허기진 배는 농가맛집을 찾아가 채울 수 있다. 지역에서 자란 싱싱한 농산물로 차린 건강한 밥상은 집밥에 대한 향수를 달래주고, 인스턴트식품이 채워주지 못한 마음의 허기까지 가시게 해줄 것이다. 자극적인 음식으로 지쳐있던 속에 따뜻한 밥 한 술, 맛깔나게 무친 나물 한 젓가락 넣어주면 자연이 주는 향과 감칠맛에 녹아들지 않을 수 없다.

마을에 하나쯤 있는 고적, 오랜 시간 농촌을 감싸며 자란 마을 숲, 밟을 때마다 자박거리는 흙길도 휴식이 될 것이다. 마냥 쉬는 게 조금 지겨울 때쯤 마을에서 운영하는 농촌체험이나 전통문화체험, 생태체험 등을 신청해보는 것도 좋다.

‘일상을 떠나고 싶다’, ‘며칠만이라도 머리 비우고 푹 쉬다 오고 싶다’ 이런 사람에게 ‘농촌’은 제격의 공간일 것이다. 아직 숙박이나 취사, 교통 등 시설이 불편한 곳도 있고, 체험 프로그램이 부족해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농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진정한 쉼을 원하는 사람에게 설렘과 기대를 주기에 충분하다.

아직도 어디에 있는 농촌으로 갈지 결정하지 못했다면 농업기술 포털 ‘농사로’에 접속하면 된다. ‘지역정보’를 클릭하면 농가맛집부터 전통테마마을, 체험마을까지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마음에 드는 곳을 고르고, 망설임 없이 떠난 후 알차게 쉬고 돌아오자. 농촌에서 보낸 시간이 돌아온 일상의 고단함까지 싹 지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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