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한진해운 사태, 안일한 정부와 무책임한 한진의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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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0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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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국내 1위, 세계 7위 해운사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국내외 물류시장이 대혼돈에 빠졌다.

이번 한진해운 사태는 한쪽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에 대한 판단이 안일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경제적 파장과 법정관리 시점 등 모든 면에서 비난을 면하기는 어렵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의 영향력은 미비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막상 법정관리에 돌입하자마자 대규모 물류대란이 벌어졌다.

해운 관련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와 구조조정의 컨트롤타워를 자처했던 금융위원회는 서로 뒷짐만 지고 관망했다.

그러다가 전날인 4일 뒤늦게 김영석 해수부 장관 주재로 9개 부처 합동회의를 열고 한진해운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지만 얼마나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필 법정관리 결정이 해운업계 성수기에 이뤄진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3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를 비롯해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소비가 몰리는 4분기를 앞두고 있어 화물 운송량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최대 명절인 추석이 기다리고 있다.

한진그룹의 무책임한 태도 역시 비판 받아 마땅하다. 무리하게 채권단과 버티기 싸움에 들어갔다가 결국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결과만 낳았다. 채권단의 ‘최후통첩’에도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기 보다는 “국적선사를 살려야 한다”며 ‘여론전’에만 급급한 모습이었다.

현대증권 등 각종 자산을 매각해 자구노력을 보인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은 그동안 쏟아 부은 돈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

채권단이 대주주 사재출연을 요구했지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끝까지 버텼다. 앞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300억원의 사재를 내놓은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몇백억원으로 사세가 기울어진 회사를 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책임 있는 오너의 모습을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조 회장은 실망감만 안겨주기에는 충분했다.

한진해운 사태는 향후 부실 대기업 정리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일관성 있는 지원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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