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올해 글로벌 국채 시장에서 신흥국 국채 발행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향해 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현지시간 4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멕시코, 카타르, 아르헨티나 등 각종 신흥국 정부는 올해 들어 900억 달러어치 국채를 발행했다. JP모간 전략가들은 달러나 유로 등 경화(hard currency) 표기 신흥국 국채 발행이 연말까지 1,25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인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 아시아에서 중남미에 이르기까지 신흥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국채 발행도 증가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지지부진하고 유럽이나 일본, 영국 등에서 통화부양책이 추가 실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전반적인 저금리 환경에 일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예상을 하회한 8월 고용지표에 9월 금리인상 전망이 한풀 꺾이면서 신흥국 국채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실제로 지난 2달 간 신흥국 국채에 대한 투자액은 여타 자산을 뛰어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자들은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이후 신흥국 국채에 16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주로 달러 표기 채권으로 몰리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환리스크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현지 통화 표기 채권 역시 강세를 보였다.
JP모간 자산운용의 졸트 팝 이머징 마켓 헤드는 신흥국 국채 선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인도나 터키 등도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들은 채권 가격 하락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이들은 유가 하락이나 리스크 선호도 감소로 인해 신흥국 국채는 급격한 매도세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채권왕 빌 그로스와 신용평가사 피치 역시 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를 신호가 나올 경우 채권가격 급락으로 심각한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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