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정치적 혼란, 청년 작가들을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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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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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도립미술관, 오는 11월 27일까지 '아시아현대미술전 2016' 개최

  • 14개국 36명의 비엔날레급 신진작가 참여

마인 홍 응우옌(Manh hung Nguyen), '바리케이트'(2013) [사진=전북도립미술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정치적 혼란과 개인의 정체성이 얽히고설킨 아시아에서 현실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친 청년 작가들이 찾아왔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은 오는 11월 27일까지 아시아현대미술전 2016 '아시아 영(YOUNG) 36'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14개국의 주목받는 신진작가 36명(한국 작가 15명, 외국 작가 21명)이 참여해 평면, 입체,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 등 개성넘치는 작품 109점을 선보인다. 

전북도립미술관은 지난해부터 아시아 작가들에 주목하며, 아시아의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올해는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지를 한자리에서 비교·관찰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아시아현대미술전은 여느 전시회와 달리 특정 주제를 내걸지 않고 참여 작가들에게 집중하는 것으로 그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있다. 

 

창용치아(Chang Yoong Chia), '한 예술가의 삶'(2015) [사진=전북도립미술관 제공]


실내 전시실 외에도 외부, 로비 등지에서 다양한 작품 세계가 펼쳐진다. 외부 전시 공간에는 엥흐 볼드 토그미그시레브(Emkhbold Togmidshiirev, 몽골), 박재연, 덱스터 페르난데스(Dexter Fernandez, 필리핀) 등이 설치, 퍼포먼스, 조각, 그라피티 등을 선보이고, 로비에선 에이즈 옹(Aze Ong, 필리핀)의 거대한 섬유 작품을 비롯해 유혜진의 철골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중국 작가 루 양(Lu Yang)은 1전시실에서 베니스비엔날레 중국관 출품을 위해 제작중인 신작 '움직이는 신들'(Moving Gods)의 개막 퍼포먼스를 벌였다. 작가는 부처의 광배를 형상화한 장비를 착용한 채 무대 주변을 서성이는 6명의 공연자들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종교의 심오함과 초월성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고민한다. 

2전시실에서는 쇳가루, 자석, 센서 등을 사용한 윤성필의 작품과 지진과 정치를 다룬 미야타 군페이(Kumpei Miyata, 일본)·깜 싸인(Cam Xanh, 베트남)의 작품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자연의 기본 원리와 우리들을 둘러싼 환경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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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진, '704-13호'(2016) [사진=전북도립미술관 제공]


'참여'에 방점을 찍은 작가들도 있다. 4전시실에서는 우키르 수르야디(Wukir Suryadim, 인도)가 미술 도구로 만든 악기를 관람객들이 직접 연주할 수 있게 했고, 음식포장마차를 연 유목연은 관객들에게 직접 국수를 대접한다. '국수는 어디에서든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음식의 원형'이라는 유 작가의 철학은 국수 한 그릇에 오롯이 담겨 있다. 

한편 서울시청 7급 청소관리직으로 정년퇴직한 위재량의 시집 '가슴으로 우는 새'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영상 '플로팅 빌리지'(Floating Village)는 마지막 5전시실을 꽉 채운다. 작가 김기라와 감독 김형규, 힙합 뮤지션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영상은 아시아 현대미술의 역동적인 현재와 미래를 방증하고 있다. 

 

견과형제, '베이징 일기'(2015) [사진=전북도립미술관 제공]


이밖에 어린시절 목격한 쿠데타 희생자를 자신의 모습으로 치환한 응게 레이(Nge Lay, 미얀마), 100일동안 베이징 거리를 걸으며 수집한 먼지로 벽돌을 만든 '견과형제-넛 브라더'(중국)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장석원 관장은 "이번 전시는 제국주의의 식민 지배 아래에서 아픔을 지닌 아시아 청년 작가들의 열정과 활기를 한눈에 보여준다"며 "'청년'이라는 범위에서 다양한 주제를 끄집어내 함께 소통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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