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류태웅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악재가 재발했다. 배터리를 바꾼 새 제품마저 발화논란에 휩싸이면서 급기야 생산까지 일시 중단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불리한 상황이 길어지면 내년 상반기 출시예정인 '갤럭시S8' 판매까지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갤럭시노트7 생산 '일시 중단' 결정..."소비자 안전성 최우선"
10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생산을 전격 중단한 것은 잇따른 발화사고에 소비자 안전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4대 이동통신사 중 2위 AT&T와 3위 T-모바일은 갤럭시노트7의 판매와 교환을 전면 중단했다. 또 4위 스프린트는 온라인 숍에서 갤럭시노트7을 내린 상태다. 미국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의 온라인숍 역시 판매가 일시 중단됐다.
이에 따라 갤럭시노트7 해외판매에도 차질이 생겼다. 삼성전자는 오는 28일부터 유럽 대륙 주요국과 인도 등 다른 시장에서 갤럭시노트7 공급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갤럭시노트7의 향방은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현재로서는 생산 및 판매 재개 시점을 알 수 없다. 삼성전자 역시 "현재로서는 재개 가능성 및 시점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발빠른 리콜 조치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발화 논란이 불거지자 설계상의 결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일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리콜을 발표하면서 배터리 결함이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삼성SDI로부터 공급받던 제품 대신 전량 중국 배터리업체인 ATL로부터 조달받아 새 제품에 탑재했다.
그러나 새 제품에서 조차 발화 사례가 나오면서 애초 설계 시스템 상의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꿔 낄 수 있는 탈착형 배터리 대신 일체형 배터리를 내장하면서 외부 충격이나 발열에 취약해졌다는 주장이다.
◆'혁신' 갤노트7, 판매 재개 가능성은
이같은 상태로 갤럭시노트7 판매를 지속하려면 2차 리콜까지 필요한 상황이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생산 및 판매 재개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갤럭시노트7은 오점을 남긴 모델로, 굳이 이걸 계속 팔아야 하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라며 "일단 후속 모델 개발을 통해 이미지 쇄신에 나서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갤럭시노트7의 단종까지 거론되고 있다. 잇따른 발화논란이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예정인 '갤럭시S8'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결함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다면 아무리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아도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실적에 갤럭시노트7 리콜 비용을 털고 가려고 했던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증권가는 3분기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의 손실을 1조2000억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 리콜로 품질 테스트 검사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며 "갤럭시노트7 판매가 4분기 전면 중단될 경우 기회 손실 비용은 7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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