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해체론 확산…한전·가스공사, "수년전부터 전경련에 탈퇴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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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1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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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전·가스공사, "전경련 회비도 미납한 상태, 그쪽과 일체 상관없다" 설명

  • 전경련은 공기업들에 올해 8월 공문보내 "함께 가자" 사실상 탈퇴 거부

아주경제 김동욱·송종호·문지훈·서동욱 기자=정치권을 중심으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해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야권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자리 잡은 대한민국에서 ‘전경련’은 경제단체의 대표가 아닌, 정경유착의 창구로 자리잡고 있다"며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이와 관련 국책은행들이 전경련 탈퇴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나선 가운데 공기업들과 증권, 보험, 카드 등 민간 금융·증권사들도 탈퇴를 검토하는 분위기가 여럿 감지된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6년 9월 기준으로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 등 정부가 관리하는 공공기관 가운데 19곳이 전경련 회원사로 가입된 상태다.

이 가운데 수출입은행은 1976년 전경련에 가입한 이래로 매년 1500만∼1600만원씩 회비를 납부했으며, 최근에는 2100만원으로 올려 내는 등 이제까지 2억8629만원을 전경련에 회비로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해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전력공사 등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7개 공공기관은 지난 1961년부터 2008년까지 각각 산업계 동향 파악, 인적네트워크 구축 등의 이유를 들어 전경련 회원으로 가입한 뒤 많게는 1년에 1332만원의 회비를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공기업들은 수년전부터 전경련에 탈퇴의사를 밝히고 회비도 미납한 상태지만 탈퇴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전경련측에 계속 탈퇴 신청을 하고 있지만 탈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다른 공기업들도 사정은 마찮가지로 알고있다"고 답했다.

한전 관계자도 "2012년부터 전경련 탈퇴신청을 하고 회비도 미납한 상태"라면서 "그런데도 전경련은 올해 8월 탈퇴불가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한전측은 "전경련 주최행사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자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그동안 정보 교류 차원에서 전경련뿐만 아니라 여러 단체에 회비를 냈다"며 "오해를 받고 있는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오늘 지적이 있었으니 앞으로 잘 생각해 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른 금융·증권 공기업들도 전경련 탈퇴를 고민하는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거래소는 전경련 측에 탈퇴 의사를 밝히고 지난 2014년부터 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경련 측에서 탈퇴 처리를 하지 않고 있어 여전히 회원사로 등록돼 있는 상태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전경련에 가입한 금융회원사는 총 52곳으로 은행을 비롯해 증권, 카드, 보험사 등이 매년 회비를 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금융회원사들은 전경련에 가입해 실질적인 이득을 얻는 게 없다는 이유로 탈퇴 여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회원사로서 대기업 대상 마케팅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가입 효과가 극히 미미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드사와 보험사의 경우 대기업 소속 자회사인 경우가 많아 전경련 탈퇴에 대해 그룹 및 지주사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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