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영향보고서, 졸속 추진에 짜깁기”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작성한 연구보고서가 시간에 쫓겨 짜깁기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권익위는 지난 2015년 8월 ‘청탁금지법 적정 가액기준 계산 및 경제효과 분석’이라는 연구용역을 계약금액 1500만원에 현대경제연구원과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권익위는 연구업체가 전문성을 갖췄고 청탁금지법 사안이 시급하며 소액 계약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연구용역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권익위가 2015년에 경쟁입찰을 시도하지 않고 수의계약한 경우는 해당 연구가 유일하다.

채이배 의원은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용역수행 3년 전인 2012년 같은 연구소에서 발간한 보고서의 최대 80% 가량을 그대로 발췌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보고서 연구용역을 담당했던 수행연구원은 2012년 보고서를 작성했던 집필진도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채 의원은 “청탁금지법 연구용역 보고서는 문장단위로 출처를 표시한다는 기본적인 위탁용역 연구윤리도 지키지 않았다”며 “그러한 사실을 모를 리 없는 현대경제연구원의 연구자가 졸속 보고서를 제출한 것은 권익위의 짧은 연구기간 설정으로 인해 시간에 쫓겨 짜깁기로 보고서를 완성해야 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실한 용역보고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청탁금지법 시행령은 권익위의 늑장부리기가 더해져 시행 이후 수많은 혼란을 낳고 있다”며 “부실한 용역보고서를 제출한 현대경제연구원의 연구용역비에 대해 환수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란법 헌재 선고 앞둔 국민권익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