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외국기업 IPO 주관 짭짤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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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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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가 외국계 회사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주관 대가가 우리나라 기업 IPO를 맡을 때보다 2배 가량 커서다. 그동안 외국 기업 상장에 관심을 두지 않던 증권사마저 뒤늦게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신한금융투자는 대표 주관사로 1월 크리스탈신소재를 상장시켰고, 모집액 2790억원 가운데 2511억원을 인수해 대가로 약 16억원을 벌어들였다.

신한금융투자는 마찬가지로 외국기업인 로스웰과 헝셩그룹 상장 시 단독으로 주관사를 맡아 각각 51억원, 41억원에 달하는 인수 대가를 받았다. 이 증권사가 올해 외국기업 상장으로 벌어들인 돈은 현재 108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달 상장한 GRT도 IPO를 주관한 NH투자증권이 인수 대가로 47억원을 챙겼다. 다음달 상장을 앞둔 오가닉코스메틱은 주관사 유진투자증권이 40억원에 이르는 대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잉글우드랩 주관사인 하나금융투자가 15억원, 골든센츄리를 맡은 유안타증권도 15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모두 국내 기업 IPO를 맡았을 때에 비해 2배에 이르는 액수다.

실제 크리스탈신소재와 비슷한 규모로 공모한 국내 기업인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도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8억5000만원을 줬다. 크리스탈신소재로부터 신한금융투자가 받은 돈에 비해 절반밖에 안 되는 액수다.

물론 외국계 기업은 현지실사로 인해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 과거 고섬·중국원양자원 사태 탓에 회계상 리스크도 크다. 상장 주관사가 공모주 가운데 10%를 6개월 동안 의무보유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다행히 올해 상장한 크리스탈신소재 주가는 전날 기준 공모가 대비 16.5% 상승했다. 로스웰·헝셩그룹 주가는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아직 증권사 손익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더구나 최근 상장한 잉글우드랩과 GRT 주가는 공모가 대비 각각 약 195%, 30% 뛰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기업 상장 주관은 리스크도 있고 분명 손도 많이 가지만 돈이 되는 건 확실하다"면서 "최근에는 이쪽 업무를 하지 않던 증권사도 관련 조직을 새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상장 심사를 맡고 있는 한국거래소는 사실상 본전도 못 건지고 있다.

외국기업 상장예비심사 기간은 45일인 국내 회사보다 20일 긴 65일에 달한다. 이에 비해 거래소가 두 달 넘도록 공을 들이면서 받는 돈은 3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로스웰이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거래소에 낸 돈은 상장수수료 약 250만원, 상장심사수수료 100만원이 전부다.

이런 이유로 거래소는 최근 코스닥 상장심사 수수료를 현행 100만원에서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500만~1500만원으로 올렸지만, 이마저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수익에만 집착해서는 안되지만, 업무량에 비해 기업에게서 받는 수수료가 너무 적다"며 "인건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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