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8월 통화량(광의통화·M2)이 한 달 만에 1.2%, 1년 전에 비해서는 7.2% 늘었다. 그런데 금융상품별로는 한 달 동안 요구불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인 금전신탁 같은 안전자산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초저금리 기조에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고 있다는 얘기다.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일반인은 투자 자체를 꺼리고 있다.
그러나 금리가 낮고 불황이 이어진다고 통장에만 돈을 묻어둘 수는 없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라는 말도 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생기지 않는다.
투자는 원칙과 방향을 잘 이해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먼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아야 한다. 수익성이 커 보이는 한 곳에 올인하게 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실패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 중국펀드에 몰빵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가 많았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인도네시아펀드 수익률이 100%를 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대부분 투자자는 중국펀드 탓에 인도네시아에 투자할 여유나 여력도 없었다. 결국 중국펀드 손실을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했다.
한 번에 많은 자금을 투자하기보다는 소액투자를 통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를 경험해봐야 투자처에 대한 지식과 과정을 알게 되고,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손실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래야만 다른 투자처를 경험하거나 투자를 지속해 나갈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소액투자 경험을 통해 규모를 늘려 나가는 게 좋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것도 중요하다. 유망한 투자처, 즉 방향성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당분간 주식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므로 주식이나 펀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저금리 기조와 불경기가 이어질 때는 '불황형 투자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표적인 투자처로 경매, 부동산 부실채권(NPL), 외환차익거래(FX), 개인대출채권, 부동산개발투자, 도박산업이 있다.
투자 경험이 부족하다고 해서 부동산이나 주식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을 필요는 없다. 이렇게 공부한다고 해서 투자를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자동차로 목적지에 가려면 운전에 필요한 기본 지식만 알면 된다. 공부를 위해 자동차를 분해하고, 다시 조립할 필요는 없다. 초보운전자가 운전연수를 하는 것처럼 투자경험을 쌓을 때에도 전문가 조언 정도면 충분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