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MBC 드라마에 '여풍(女風)'이 거세게 불고 있다. 월화부터 주말까지 황금 시간대 드라마 주연을 여배우들이 꽉 쥐고 있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MBC 월화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잘나가는 사무장 차금주를 주인공으로 한다.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차금주는 변호사 못지 않은 사건에 대한 열정과 수완으로 로펌계를 주름잡는다. 이 덕에 그 동생 박혜주까지 탄탄한 커리어를 쌓게 된다.
그러던 차금주는 음모에 휘말리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부와 명예 등을 모두 잃게 된다. 이 과정에서 찰떡같이 믿었던 박혜주마저 등을 돌린다. 지금껏 언니의 후광 아래 살았던 박혜주는 이에 대해 고마워하기 보다 늘 자신보다 나서고 잘난 언니를 미워했기 때문이다.
차금주 역에는 5년 여 만에 MBC로 복귀한 최지우가 캐스팅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기존 여러 작품을 통해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사랑스럽고 귀여운 면모부터 명석한 두뇌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면까지 다양한 결의 연기를 소화한다. 그 동생 박혜주 역에는 tvN 드라마 '또 오해영'으로 '악녀' 연기를 제대로 한 전혜빈이 낙점됐다. 단순한 악인이 아닌 상처와 트라우마를 가진 인간적인 악인 역을 잘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수목 안방극장은 최근 다크오스로 떠오른 드라마 '쇼피왕 루이'가 지키고 있다. 이 드라마는 세상물정 모르던 재벌 3세 루이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기억을 상실했다가 다시 기억과 가족을 되찾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제목부터 남자 주인공 루이(서인국 분)가 단독으로 이끌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실제 드라마 속에서 야무지게 사건을 이끌어가는 건 여자 주인공 고복실(남지현 분)이다.
고복실은 실종된 동생의 행방과 루이가 연관돼 있다는 걸 알고 기억을 모두 잃은 루이와 함께 생활하는 인물이다. 냉장고도 없는 산골에서 산 탓에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생활력만큼은 남다르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루이가 남에게 의존하는 수동적인 캐릭터라면 복실은 능동적으로 자신의 살 길을 찾고 남자 주인공인 루이까지 리드하는 당찬 면모를 보인다.
제 2의 '대장금'을 꿈꾸며 야심차게 시작한 '옥중화'는 방송 기간 내내 단 한 차례도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으며 선전하고 있다. 이 중심에는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 옥녀가 있다.
옥녀는 어린 시절부터 감옥인 전옥서에서 여러 군상의 인간을 만나며 성장했다. 이 덕에 어릴 때부터 아는 것 많고 총명했고 무술도 익혔다. 옥녀 역의 진세연은 기존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단아한 이미지를 벗고 똑부러지고 당찬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극 초·중반 등장한 여러 액션신들은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함과 동시에 극에 역동성까지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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