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티빙박스'라는 셋톱박스 형태의 서비스를 통해 N스크린 전략을 재가동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반대로 CJ E&M은 국내 최장수 OTT 서비스인 '티빙(tving)'을 활용조차 못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N스크린은 하나의 콘텐츠를 TV를 비롯해 PC·스마트폰·패블릿·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CJ헬로비전은 티빙박스라는 플랫폼 안에 국내외 방송 및 콘텐츠를 담아 다양한 영상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CJ헬로비전은 2010년 국내 최초로 N스크린 서비스 티빙을 출시했다. 이후 2011년부터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14년 8월에는 방송과 VOD 서비스를 TV에서 제공할 수 있는 '티빙스틱'을 선보였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과의 M&A가 무산되면서 CJ헬로비전에는 티빙스틱만이 남게됐고, 이를 활용한 티빙박스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게 된 것. 과거 티빙 서비스를 이끌었던 변동식 대표가 지난 8월 CJ헬로비전에 구원투수로 복귀하면서 티빙스틱을 중심으로 한 OTT 시장 재탈환의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티빙스틱은 공급 콘텐츠 전면 재편성을 위해 티빙이라는 이름을 떼고 스틱이라는 이름으로 명칭을 변경했다"면서 "티빙스틱을 대중화시켜 TV 기반 국내 스마트미디어(TV OTT) 시장 개척 및 생태계를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CJ헬로비전이 OTT 시장 재탈환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같은 그룹사인 CJ E&M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실정이다. 콘텐츠 사업 강화 명목으로 이관된 티빙에 대한 서비스 개편안이 1년 가까이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CJ E&M에 따르면 올 초 티빙을 콘텐츠 전용 OTT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투자나 마케팅 전략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상파 OTT 서비스인 '푹(Pooq)'과 업무 제휴도 소문만 무성할 뿐 실제로는 정해진 게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티빙을 활용한 해외 진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CJ E&M이 올 들어 베트남과 태국 등 해외 미디어 콘텐츠 사업자들과 활발한 제휴를 맺고 있지만, 티빙의 해외 서비스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CJ E&M이 26억원에 티빙을 인수하며 세계 시장공략에 나선다고 밝힌 것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 때 한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던 티빙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CJ E&M 관계자는 "디지털 OTT 서비스는 사업자간 협의도 길고, 저작권 문제 등 해결할 부분이 많다"면서 "회사 내부적으로도 아직 시기상조라고 판단, 전략을 강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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