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장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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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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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승 양방웅의 노자와 장자 이야기
나비에서 꿩으로

새끼돼지가 죽은 어미 곁을 떠난 까닭은

노(魯)나라 임금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애공: 위(衛)나라에 몰골이 추하게 생긴 사람이 있었는데, 이름이 애태타(哀駘它)라고 하오. 그와 함께 지낸 남자들은 그를 공경하여 떠나지 못하고, 여자들은 그를 만나고 나면 부모님께, ‘일반 사람의 본처가 되기보다는 그의 첩이 되게 해 달라’고 조른다고 해요.
지금까지 그가 무슨 고상한 이론을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도 없고, 고귀한 지위에서 사람들을 죽음에서 구해준 적도 없고, 재물을 쌓아두고 다른 사람을 도와준 적도 없고, 게다가 아주 추하게 생겨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까지 하고, 그의 지혜라는 게 고작 자기 생활 주변을 벗어나질 못하는데도, 어쩐 일인지 남녀를 불문하고 그를 만나본 사람은 모두가 그와 함께 있길 바라니, 그에게는 분명 보통 사람과 다른 특별한 점이 있을 것이오.
그래서 과인이 그를 불러 만나본적이 있는데, 과연 추하기가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했소. 같이 지내보니 한 달도 안 가서 그의 사람됨을 느꼈고, 1년이 안 되어 그를 신뢰하게 되었지요. 마침 재상자리가 공석이어서 그에게 국정을 맡기려했더니, 오히려 그는 대수롭지 않게 응하며 싫어하는 듯 모호한 반응이었소. 그래도 국정을 맡겼더니 바로 떠나 가버렸소. 도대체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오?

공자: 제가 초나라에 갔을 때, 마침 새끼 돼지들이 죽은 어미의 젖을 빠는 것을 보았지요. 그 새끼들은 잠시 놀란 듯이 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미 곁을 떠나가 버렸습니다. 새끼들이 어미를 사랑하는 까닭은 그 몸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몸을 부리는 심령(心靈=혼)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어미 돼지는 죽자마자 심령이 몸을 떠나버려 화기(和氣)가 없어졌으니, 새끼들이 어미 곁을 떠나간 것이지요.

물이 청정(淸靜)한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것을 ‘평(平)’이라 합니다. 平은 우리들이 지켜야할 법도의 표준이지요. 德이란 심금을 울려서 몸 밖으로 나오는 화음(和音)이며, 화평(和平)의 노래입니다. 애태타는 몸에서 화음이 울려나오니까 주변에 사람이 모이지만, 애공께서는 몸에서 불협화음이 울려나오니까 애태타가 떠난 것입니다. 그러니까 수신(修身)하여 德을 쌓아야지요.
부덕(不德)한 통치자는 정서 불안정으로 감정의 기복이 크고, 말에는 혼이 들어있지 않아요. 자신도 모르는 말을 하면서 혼자 흥분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음탕하고 비루한 짓을 서슴지 않으며, 편애(偏愛)와 편견(偏見)이 심합니다. 그리고 겉으로는 법치(法治)와 상호신뢰를 강조하면서 속으로는 권모술수를 부리지요. 약자에게는 오만하게 군림하고, 강자에게는 비굴할 정도로 굽실거립니다. 이러한 통치자를 ‘혼군(昏君)’이라 부릅니다. 혼군은 나라를 망칩니다. 최선의 정치는 덕치(德治)입니다. 덕치는 물처럼 부쟁(不爭)과 무위(无爲)로 통치합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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