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시장 집어삼킨 '트럼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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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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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트럼프 공포'가 아시아 금융시장을 집어삼켰다. 주요 증시가 일제히 추락하고, 외환·채권시장도 요동쳤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예상 외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제치면서,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잇달았다.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5% 내린 1958.38을 기록했다. 코스닥도 4% 가까이 떨어져 6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14.5원 올라 1149.5원까지 뛰었다. 국고채 3년과 5년물 금리도 이날 각각 0.023%포인트, 0.021%포인트 상승한 1.402%, 1.493%로 치솟았다.

다른 아시아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일본 니케이지수가 5.35%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도 각각 0.62%, 2.98% 내렸다.

반면 안전자산인 국채나 금 가격은 일제히 뛰어올랐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금 1g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 거래일 대비 3.52% 상승한 4만8574원을 기록했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한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온 6월 24일 이후 가장 높은 값이다.

트럼프 공포는 추가적인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트럼프 승리로 브렉시트와 비슷한 상황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변동성지수(VIX)가 대선 전 미리 오르면서 위험을 선반영했지만, 추가적인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일시적으로 강화되더라도,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윤향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에 단기적인 충격은 있을 수 있겠지만, 외국인이 2015년처럼 대거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럽과 일본이 통화완화정책을 이어가면서 미국발 충격을 완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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