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상생과 반목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순간의 선택으로 기업의 운명 전체가 뒤바뀔 수 있다.”
한 재계관계자가 노사관계에 대한 정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올해 한국 경제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 기업들은 허덕였고, 근로자들 역시 어두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근무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일부 조선·해운 업종의 노사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지만, 기업들의 상생을 위한 노력들은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근로자 복지 증진과 권익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국내외 생산법인과 판매법인, 연구소 등에 47개 노사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전체 임직원의 83%에 해당하는 26만여명이 노사협의회를 통해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노사협의회는 노사간 상호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바탕으로 경영자와 근로자가 근로조건과 근무환경 등에 관한 사항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성숙된 노사문화를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금·복리후생 조정 외에도 상시적으로 인사제도 변경, 잔업시간 조정, 사업장 인프라스트럭처(식당·기숙사·버스 등) 개선 등 수많은 안건이 상정돼 처리되고 있다.
LG그룹은 한 박자 빠른 선제적인 사업재편 속에서도 상생의 끊을 놓치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50세 이상 직원들의 창업 및 재취업을 지원한다.
LG CNS는 이보다 한 발 앞서 상반기부터 신규 수주가 없거나, 수익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사실상 팀을 해체하고 인력을 타 부서, 프로젝트에 재편성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50대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브라보 마이 라이프 프로그램도 신규 인력 충원을 약속하며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스마트폰 관련 사업부의 전면 재편 과정에서 많은 직원들이 신수종 사업부인 자동차 전장부품으로 대거 이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 CNS 역시 사업 및 프로젝트들을 재조정 하면서도 관련 인력들은 대부분 신규 프로젝트나 타 계열사 등을 통해 대부분 포용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1위인 포스코는 노사 협의로 지난해 8월, 58세였던 정년을 60세로 늘리면서 임금피크제도 60세까지 확대 적용했다.
그동안 포스코는 만 58세를 정년으로 하고 만 56세부터 만 58세까지는 임금지급률을 매년 10%p 감액하되, 정년 이후에는 2년간 선별적으로 60세까지 계약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왔다.
포스코가 개선한 임금피크제에 따르면 내년부터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만 56세는 임금의 90%, 만57세는 임금의 80%, 만58세에서 정년까지는 임금의 70%를 각각 지급하는 방식이다.
임금피크제가 본격 논의되기 이전인 2011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한 포스코는 2015년 임금피크제 확대시행, 연공중심 임금체계 개편, 정규직 임금동결 등 노동개혁 핵심 이슈를 자율적 노사합의로 이끌어 냈다.
또한 포스코는 여성 직원들이 출산과 보육 부담을 줄이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그 노력의 결과, 지난 3월 31일에는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과 국내 최초의 양성평등 민·관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는 137개 기업 및 기관 관계자들이 포스코를 찾아 여성인재 육성과 양성평등 실천에 노력하고 있는 포스코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앞으로도 여성이 우리 사회에서 재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여성이 일하기 좋은 일터 분위기를 적극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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